September 2009 Archives

09/17, Thu

첫 집들이 풍경

지난 일요일에는 처음으로 본격적인 집들이가 있었다. 친가의 집들이가 마침 어머니 생일까지 겹쳐 그 전주에 치러졌던 처가의 기습적 집들이에 비해 상당히 짜임새 있게 준비되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나는 일요일 출근, 다만 6시 귀가를 약속한 상황. 토요일에 C와 차도 없이 끙끙거렸던 홈플러스 장보기에서는 스페셜로 월남쌈, 집들이 필참멤버인 잡채, 훈제연어 등이 준비되었다. 거기에 3,4번 중심타선들의 혹시모를 실수에 대한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1번타자 전어회, 2번타자 '양념된' LA갈비 선수들을 일요일 출근 전에 한 번 더 자전거를 몰아 홈플러스와 수산물 시장에서 받아왔다.

그렇게 일요일, 청소기만 돌리고 나는 나가버리고, C 혼자서 첫 시어머니 생일상 - 퍽 중요하다던데? - 준비에 여념이 없이 오후가 흘러가는 모양이었다. 아,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잡채는 그만 과열로 인한 유리뚜껑의 파손 - 관련뉴스 참조 -으로 먹을 수 없게되고, 마루에선 홈시어터 설치한다고 기사 둘이 와서 난리통이지, 다급한 C의 전화가 여러번 울렸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 C의 표현에 따르면 "(회사에) 약속한 6시를 다 채우고" - 집에 가니 홈시어터 설치는 아직 안 끝났고, C는 LA 갈비를 어떻게 오븐에 구울지 고민 중이었던 터라 나의 귀가는 나름대로 세이프. 홈시어터 배달을 핑계로 집들이 약속시간을 30분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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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행복한 일가의 집들이를 잘 치렀다. 다 치우고나니 일요일의 12시반, 네 분 모셨는데 이 정도라니 이후 집들이 일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나는 중간에 앉아 계속 "맛있다"를 연발하였는데 그것이 현명한 포지션이었는지 설겆이하면서 다시 고민이 되는 대목이었다. C가 수고가 참 많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