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를 계속해야 하나?

December 13, 2009 4:35 PM | Comments (0)


[3.3] 공식 패치노트 - 리치왕의 몰락

C가 결국 이야기했다. "아이템이 얼마야? 사줄게. 그래야 그만하지." 아, 나는 와우를 왜 하는가.

아이템을 위한 레이드[5~40명이 모여서 괴물이 사는 동굴 공격] - 상위 레이드 - 다시 아이템을 위한 레이드 - 상위 레이드로 이어지는 명쾌하며 한심한 구조다. 그러니 아이템이 얼마야 소리가 나오지. "아이템을 계속 획득해가며 자신의 존재를 (새로운 가상세계에서) 증명해내는 이 게임"은 현실세계에서 오직 소비(쇼핑)로만 자아를 인식할 수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친절하게 게임의 난이도도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누구나 계속 아이템을 획득해가는 데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패치란 것은 무성의한 던전 몇 개를 새로 설치하고, 거기다가 아이템 나눠주는 몬스터들을 몇 마리 더 세워두는 식이다. 게임의 의의를 찾아보기 위해 아제로스 역사까지 공부해보았으나, 아이템 줍기 바쁜 이 게임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더라. 패치가 되면, 컨텐츠는 하루이틀 금방 소비되고 그저 아이템을 위한 뺑뺑이만이 남을 뿐이다.

처음 "죽음의 폐광"(저렙던전)에 들어섰을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와우 곁을 맴돌고 있는 나는 대체 와우를 왜 하는가. 가끔씩 겨우 영던만 돌아서는 결코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중독성이란 계속 머리 속에 와우 하고싶다는 생각을 만들어내는 모양, 더구나 3.3 패치까지 된 이마당, 위처럼 머리로는 곰곰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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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얼왕 5인 던전을 돌기 시작했다. 아, 새로운 몹들을 향해 방패 던지고 달려갈 때의 기분이란... (얼왕 5인 던전에선 뭘 주려나 인벤 뒤져봐야지. 이제 영던에서도 승전 문장 준다던데?) -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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