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010 Archives

08/25, Wed

전어가 돌아왔다

어제 "여름"의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가서 생선회를 떠다가 술 한 잔 하였다. 단골가게에서 도미를 잡았는데 부록으로 전어를 두 마리 담아주더라. "그들"이 돌아온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썩 맛있는 물고기가 아님에도 전어하면 자다가도 깰 기세의 나를 보고 C는 갸우뚱해한다.

전어는 1년에 딱 요맘때만 먹을 수 있어서 먹을 때마다 내 삶에 나이테를 새기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전어 먹던 즈음에 있었던 몇 가지 흐뭇한 기억들을 갖고 있다. 신입사원 때나, 연애시대나, 또 그 언제나...

어제는 몇달만에 창문을 닫고 잠을 청했다. 여름도 가버리는 모양이다.

08/18, Wed

Tweet 버튼과 Like 버튼 추가

아래에 Twitter의 Tweet 버튼, Facebook의 Like 버튼을 달았습니다.
눌러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지라도 내 공부 차원에서 한 번 달아보았습니다. 혹 지나가다 이를 보시는 친절한 과객께서는 한 번 쯤 시험삼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아이폰,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해주시면 더욱 감사 :)

세상은 분명 광속으로 변해가고 있다. Facebook의 세계적 공세에 안타까운 것은 싸이월드. 한국에 저 대단한 Facebook이 여전히 침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오직 싸이월드 때문, 하지만 잠자는 토끼가 되어선 곤란. 싸이월드, 언제까지 잘 것인가.

# Links...
[twitter] http://dev.twitter.com/pages/tweet_button
[facebook] http://developers.facebook.com/docs/reference/plugins/like

08/17, Tue

의도의 중요성

지난 토요일에는 폭우를 뚫고 아산 스파비스에 갔었다. 워터테마파크가 대세이니 만큼 이곳도 제법 파도풀장도 꾸려놓았고, 야트막한 미끄럼틀(이거 뭐라 그러지?)도 있고, 줄줄이 튜브 둥둥 떠나니고 하더라. C와 줄 서서 미끄럼틀 탈 차례를 기다리고 있자니 재미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미끄럼틀은 썰매 같은 판을 바닥에 대고 그 위에 몸을 엎드려 배를 깔고 내려가는 방식이었는데, 사람들 일부가 내려가는 중간에 멈추곤 하는 것이었다. 경사가 얕은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경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멈추는거야??

그것은 그 사람들이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였다. 능동적으로 몸을 아래로 던지는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미끄럼틀 위에 있으면 알아서 내려가겠거니 하다보니 중간에서 안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들 있는 것이었다. 중간에 멈춰서면 전체 이용객의 진행이 지연되고 당사자는 아무래도 민망하게 마련이다. 타다가 중간에 멈추면 어쩌나 걱정하는 C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내려갈 생각을 해야 내려가지. 그냥 배 깔고선 억울한 표정 짓고 있다고 내려가나. "

뚜렷한 의도와 방향성 없이 그저 일을 부여잡고 있기만 한다고 해서 일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선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미끄럼틀은 타고 내려가려고 만든 기구다. 그걸 잊어서는 안된다. 이 밤에 전화로 불쑥 포워딩된 회사메일 한 통을 읽고 있자니 미끄럼틀 중간에 멈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답답한 아저씨 생각이 난다. 8월도 반이 지나 더위도 한 풀 꺽이고, 이렇게 여름도 끝나간다.

[Link] 여기에서 미끄럼틀(슬라이드)의 정체를 알 수 있음. 시시하다고 링크에도 써있지만, 진짜 중간에 사람들이 막 멈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