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도사라는 중계자들

September 15, 2010 9:05 AM | Comments (0)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계속해서 가속화되기만 한다. 롤러코스터에 앉은 것처럼 눈 앞에 번쩍번쩍 여러가지가 펼쳐지는데 오직 알 수 있는 것이란 다만 우리가 롤러코스터에 앉아있다는 사실 뿐이다. 그러한 가운데에 IT라면 침튀기며 장광설을 뿜어내는 전도사들이 은근슬쩍 한 자리 씩 차지한다. 그들은 우선 해외 IT판 - TechChrunch니 Wired니 뭐 많잖아? - 에서 굴러다니는 용어들로 잔뜩 무장한다. LBS? POI? 굳이 찾아보자면 이런 약자놀이가 얼마나 가소로운가. 한국어 화자끼리 POI라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대체 무엇인가?

애석하게도 IT 시대에 지식이란 더더욱 공유되고 있다. IT 전도사라며 입에 거품 무는 사람들이 흥분하며 늘어놓는 이야기들이란 시간 많고 "영어 좀 하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하고 뻔한 이야기다. 자그마하나 빠꼼이가 되고 싶은 반도국가로서 여전히 한자나 영어를 잘해야 했던 우리의 숙명... 수십세기 그래왔던 것처럼 '눈치 빠르고 큰 나라 말만 잘하는 이들'의 자리가 늘 있게 마련이다. 나아가 그들이 아침에 모 회사의 사내방송에까지 출연하여 싸구려 유행어 같은 IT 외래어들을 자기 말 중에 반을 섞어가며 떠드는 것을 보자니 참으로 거슬린다.

보아하니 아직 현역 짬 같은데 야구 중계를 하지말고, 야구를 해라. 번지르한 학력에 외국 물 좀 먹고 왔으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할 일.

이러한 아침의 심사는 내 휴가가 이제 1주일째 지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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