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11 Archives

01/17, Mon

트위터가 페이스북 Era에 살아남으려면...

[ZDNet] 트위터, 한국어 서비스 '카운트다운'
이미 한국 사용자가 200만이라는데, 영어 UI(User Interface? 메뉴?)를 한국어로 바꾼들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당연한 배려 아닌가? 뭐 대단한 번역이라고 지금까지 지원 안한 것이 이상하지 전혀 뉴스거리도 안 될 내용이다. 실은, 트위터 꼬박꼬박 열심히 쓸 정도라면 트위터 UI의 영어가 장애가 되지 않을 이들 - 영어실력이나 대충 눈치로 - 일 확률이 95% 쯤은 되겠다. 그런데도, 이렇게 간단하게 될 일을 차마 못 기다리고 번역서비스(twtkr 등?)를 만들었다면 감이 "쫌"...

Facebook이라는 웹의 포식자 - e-mail도 먹어버리겠다는 발상에 감동 - 에게 모든 것이 먹혀들어가고 있는 오늘에 트위터가 살아남으려면 아래 두 가지는 개선해보는 것이 어떨지.

1. 사진 Archive(앨범?)를 트위터의 개인 페이지 접속 시에 조회가 가능하도록 링크한다.
- 트위터에서 소통되는 이미지들은 1회성으로 소모되고 있는데, 누누이 강조하지만 사람들은 타인이 올리는 사진을 편안히 훔쳐보고 싶어한다. 앨범을 보며 사진 하나를 하나의 트윗처럼 서로 트위팅을 날리는 것은 필수! 또, Follower의 앨범이 업데이트되면 자동으로 알려줄 것.

2. 직장/학교/커뮤니티에 대한 기재란을 만들어 소셜-네트워킹을 장려한다.
- 소셜이니 어려운 말은 다 필요없고, 다만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라.

"현재의" 트위터가 "현재의" 페이스북에 대항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 가능성은 오직 비대칭 Following 구조 - 상대가 나를 Following하지 않더라도 Following이 가능(즉, '맞팔'이 필수가 아님) - 일 것으로 본다. 아, 심플하고 간단한 서비스 구조! - 어쩌면 그게 가장 막강한 무기일수도. 그래, 위 1. 2. 가 해결되면 사람들이 은근 복잡하고 때로 지나치게 시시콜콜한 페이스북을 안 쓰려들지도 모를 일이다. 고백하건데, 나도 페이스북을 이해하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은근히 드러나고 있는 페이스북의 약점들 중 하나로 아직 친구 체계를 레벨 혹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싸이월드도 1촌 체계가 안착하고 나니 다시 1촌들을 구분지을 필요성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그 부분을 매끄럽게 처리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을 듯 싶다. 카테고리화된 1촌 체계가 운영되는 순간, 훔쳐보기의 재미가 반으로 반감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여기서도 관음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일 것이다.

01/13, Thu

Facebook Era

골드만삭스의 5억 달러부터 영화 "소셜 네트워크"까지 곳곳에서 페이스북 이야기이고, 이제 한국에서도 페이스북을 안 쓰고 있다면 슬슬 촌스럽다고 몰릴 지경이다. 주커버그들이 이야기하듯 페이스북은 다만 서비스가 아니라 점점 유틸리티화 - 삶에 필수적인 도구화? - 되어가고 있다. 그럼 우리는 왜 페이스북을 할까?

  1. 사진을 갖는 서비스가 승리한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점에 '사진 공유하는 서비스'의 패권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페이스북에 접속해야 타인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한창 호사가들이 소셜네트워킹이니 뭐니 거품 무는 서비스 장르의 귀결은, 결국 사진을 올리고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사진을 마음껏 업로드할 수 있고, 타인이 공개한 사진을 "편히" 볼 수 있으면 된다. 싸이질이 실은 뭐였던가? 다른 사람들이 디카로 찍은 사진 몰래 보던거 아니였던가. facebook은 "얼굴(이 나오는)책"이란 뜻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사진을 올릴까가 어떻게 하면 웹에서 성공할까와 같은 말이 아닐까.

  2. "아이러브스쿨"에서 "싸이월드"로 이어졌던 한국의 흐름과 같다.
    페이스북의 성공모델을 한국식으로 돌아보면 아이러브스쿨에서 싸이월드까지의 흐름을 한 번에 잘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자신이 거쳐온 학교, 직장들을 Profile에 기재해보자. 잊혀졌던 친구들, 동료들의 사진이 또 마구 쏟아질 것이다. 정말 친절하게도 그 사람이 싱글인지 연애중인지(결혼했는지) 표기하는 Relationship(결혼/연애상태) 필드까지 참으로 태연하게 달려있다. 게다가 친구 추천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도 있는 사람"은 정말 알기 쉽다.

  3. 모든 길은 페이스북으로 통한다.
    사진을 공유하고 나면, 커멘트를 남기고 싶어진다. 페이스북에서는 "친구"가 어떤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지, 거기에 뭐라고 커멘트하는지 쉽게 서로 Following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더 많은 사진을 보게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진 뿐 아니라 친구들의 시시껄렁한 잡담, 뉴스 스크랩, 소셜게임 스코어, Like(Like 몰라요? 여기 아래에도 있는데...) 등까지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남기는 모든 흔적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페이스북은 외부 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지만, 정작 자신은 RSS 하나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아직도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안 보이는데?) 이런 추세라면 트위터도, 이메일도, 메신저도, 사진첩도 따로 굴릴 필요가 없다. 페이스북 ID 하나면 다 통합된다.

최근 페이스북의 성공 가도를 지켜보면서 답답한 것은 한국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충분히 익숙한 문화현상 - 아이러브스쿨, 싸이질 등 - 임에도 페이스북이 마치 새로운 것처럼 다시 역수입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그 오랜 영어 때문일까 갸우뚱해보게 된다. 싸이월드,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Z. 실은, 페이스북이 뜬 것도 고독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를 찾고, 또 궁금해하고 계신가요.

"또한 우리의 소울메이트를 받아들이지도, 발견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지나쳐 보낼 수도 있어. 그러면 우리는 그 소울메이트를 만나기 위해 한번 더 윤회를 거듭해야 하고 우리의 이기심으로 우리 스스로가 빚어낸 최악의 벌을 받아야 하지. 고독이라는 벌을"
-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