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11 Archives

06/24, Fri

싸이월드의 한참이나 늦은 변화

[블로터넷] 네이트·싸이월드 계정으로 소셜댓글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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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의 폐쇄성, 정말 계속해서 지적받던 문제였는데 이제야, 정말 이제서야 꼭꼭 닫고있던 창문부터 조심스럽게 하나 둘 열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덧 회사에서도 서로의 싸이월드를 몰래 열어보던 이들이 줄어들고, 페이스북에서 누군가들을 찾고 있는 아저씨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싸이월드의 오늘내일하는 마지막 호흡을 가늠해본다.

실은,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오늘날은 개방과 폐쇄의 서비스 구성 차이보다 어쩌면 기술력의 차이이기도 하다. 딱히 싸이월드가 부족하다기보다 페이스북의 기술력이 막강한 것이다. 아, Like It(좋아요!) 버튼의 이 간편함과 센스라니... - "어디에든 달고, 어디서든 눌러만주세요"는 힘이다. 즉, 개방성은 기술력으로부터 비롯되기도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외부에서 자기에게 오는 것이나 개방적이지 그 반대 방향으로는 지극히 폐쇄적이다.

기사에서도 보면 여전히 "C로그" 어쩌구 이야기가 나오는데 싸이월드界에서 다시 블로그를 별도로 꾸리려 애쓰는 것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단순과 개방, 그것이 정답이지 않았을까. 단순해서 오히려 밋밋할 페이스북은 블랙홀처럼 계속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 최근에는 이메일까지? 그래, 메시지 주고 받는게 중요하지 그게 이메일이든 뭐든 무슨 상관이람. 그에 비해, 아무데나 쓰면 되지 왜 C로그라고 굳이 뭘 따로 만드나? 그럼에도 아직 싸이월드 진영에 마지막 기회 정도는 남아있을 것 같은데 지금 정도의 행보로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싸이월드에게는 조심스럽게 고쳐볼 여유가 없다.

덧. 라이브리 댓글 시스템은 본 페이지에서 시도해보았으나 이모저모 아쉬운 점이 있어 현재는 제거하였다. 싸이월드가 추가되었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다시 달고 싶지 않다. [6/29] 오히려 페이스북 커멘트를 추가하였다. 와, 완벽하다...

06/22, Wed

WoW를 접다

World of Warcraft, WoW를 3년만에 접기로(아마도 긴 당분간?) 결정헀다.

내 시작은 많은 이들이 왜 그렇게 MMORPG에 열광하는가 궁금해서 악마의 꼬임일 '2주간 무료 체험'을 두 번 시도한 것이다. 처음에는 도적 직업을 선택해 15레벨에서 실패(?)했고, 심심풀이 두번째에서 지금의 기사 캐릭터가 "죽음의 폐광" 던전에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때가 '08년 초반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 주말까지를 비롯, 3년여에 걸쳐 주마간산 삶에 쫓기는 와중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 - 돈도 제법? - 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대격변" 확장 패치가 열리고는 새로운 만렙 달성이나 영던 졸업을 최근에야 겨우 할 수 있었던 만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고 봐야한다.

아,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명 카피, "마지막으로 모험을 떠나본게 언제인가"에서의 '모험'들은 결국 정해진 괴물 공략 방법을 또박또박 외우고 재현하기에 급급한 시간들로 변해갔으며, 퀘스트들이나 던전들도 결국 남보다 좋은 아이템을 득템하기 위한 쟁탈전의 수단에 다름 없지 아니하였던가 - 라이트유저로서 이런 소회를 남기는 것도 가소롭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oW는 충분히 재미있고 게다가 중독적이어서 지난 주말만 보더라도 트롤 던전을 세 번이나 갔다. 갈 때마다 한 시간 씩은 이래저래 소요되게 마련, 세 번이니 세 시간을 또 허비하고. 결국, WoW를 접는 것은 나의 건강과 시간을 위해서이다. WoW는 아무래도 몸에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먼 훗날에 심신의 평안을 찾고 정말로 삶이 무료해지면 다시 이 긴장(?)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이 블로그의 끄적거림이 주춤했던 것이 WoW 때문은 결코 아니었는데, 어떻게 5월도 지나갔더라. 하지가 지나 다시 밤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올해도 곧 저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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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shamino가 최근에 머리를 빡빡 깍게 된 것은 C의 취향이었다.
덧2. "울티마 6"에서 긴 지하 던전을 겨우겨우 내려가 가고일 세계를 만날 때의 감동 등을 생각해보자면 WoW는 내게 '신나는 횡스크롤 협업 액션게임' - 그게 정답일지도? - 의 일종으로 기억에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