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011 Archives

07/29, Fri

눈물이 나도 책임감이 필요해

[매경] 미안하다 팝업만 달랑? 네이트 이용자들 부글부글

어제 오후부터 네이트 해킹 소식이 흘러나왔고, 자기 싸이월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잊어버린 나 같은 사람까지 모처럼 네이트닷컴에 들러봐야 했다. 그럼에도 어이가 없던 것은 너무나 평온해보이는 네이트닷컴의 초기 화면이었다. 아마도 위 기사처럼 브라우저의 팝업 차단 기능 덕분이었을까? 더욱 어이없는 것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해킹 관련 키워드가 전혀 랭크되지 않고 있는 데에서 상당한 배신감마저 느꼈다. 어제 얼마나 많은 트래픽이 불쑥 폭발했을 것이며, 방문자들이 "해킹"이나 "유출"이란 단어를 네이트 검색창에 얼마나 날려댔을까. 실시간 검색어 조작이야 업계의 흔한 관행이겠지만, 뉴스가 터지고 수시간이 지났음에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계속 뉴스를 모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였다.

네이트가 이번 기회에 거듭나려면 - 설마 벌써 포기? 정말 Daum이라도 사서 때우면 된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 무엇보다 "정직"했어야 했다. 이제 해킹 사고는 더 이상 쉬쉬하고 감출 일이 아니며, 결코 막을 수 있는 사고도 아니다. 네이트가 언론보다 앞서 자신들의 포탈 화면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사고와 피해내역을 알렸다면 어땠을까. 그런 태도여야 일말의 책임감과 최소한의 신뢰를 고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어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네이트의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려보려는 실로 한심한 19세기적 초기대응은 결국 매경에서 저런 기사까지 두들겨 맞고 만다. 참 망신이다.

이러한 한심한 대응을 보고 있자니, 우리는 네이트가 어떠한 불순한(?) 의도로 혹시 일부러 당한건 아닌가 하는 고도의 음모론 쪽으로 흘깃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자, 혹시 이 화면을 피할 수 있었던 분? 그렇다면 싸이질을 한 번도 안 해보셨군요. 네이트닷컴의 "개인정보 유출여부 확인하기"는 자기네 ID/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글씨만 바꾼건가.

nate_hack.jpg

07/20, Wed

m-VoIP로 붙어보자고?

[연합] SK컴즈, 무료 통화 가능한 모바일 메신저 출시

오늘 아침에 한국경제신문 1면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했기에 SK컴즈의 "네이트온톡"을 직접 깔아보니 아직 "자동 친구 추가"부터 잘 안 되고 있어서 - 아직 폰에 설치들을 안해서겠지? - 완성도를 모르겠다. 1차적인 불평들이 우선 감지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첫날이니까. 내가 보기엔 UI에 검색을 굳이 집어넣은 것 정도가 과도한 욕심으로 보인다.

다른건 몰라도 m-VoIP은 제법 잘 터진다는 반응인데, 실제로 해보니 다음의 마이피플 수준인데? "오늘의" 통화 품질 정도로는 m-VoIP로 붙어보자 큰 소리 칠 수준은 아닌 듯(품질 좋아지면 전화 주세요~). 그래도 모처럼 SK군의 주목할만한 행보로 본다.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7/11~19). 아, 돌아오니 깜깜. TT

07/08, Fri

Facebook의 여유있는 행보

[Facebook] 영상 채팅

Google이 플러스니 행아웃(그룹화상채팅)이니 SNS 세상을 다 갈아치울 것처럼 혼자 난리를 치고 있지만, Facebook은 담담하게 Skype와 제휴하여 다만 1:1 영상통화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Facebook을 통한 사진 공유"를 공략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쪽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기 전에는 Facebook은 별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Google이 검색엔진 알고리즘처럼 오직 훌륭한 기술만으로 고객들이 자신네 물건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시장에는 안 팔리는 "훌륭한 물건들" 투성이다.

이러한 와중에 다시금 안타까운 것은 SMS 매출 깍인다고 아무 것도 못하게 했다던 우리 공룡 통신사들의 행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도 아니고, 작은 반도의 한 시절 포식자에 머무를 뿐이다. 저 거인 Nokia도 하루아침에 붕괴하는 세상이다. 카카오톡도 m-VoIP을 개시(오보라는데?)하겠다지, 전화는 Facebook이나 Google로 하겠다지 결국 치즈는 나날이 작아질 것이다.

07/04, Mon

구글 플러스가 빠질 함정

[블로터넷] 구글 플러스의 미래, '서클'에게 물어봐
[Google] Google Plus Demo

Google이 '페이스북을 카피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서비스인 "Google Plus"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굴욕적으로 페이스북과 인터페이스까지 똑같이 만들면서도 구글이 큰 소리치는 것은 Circles에 대한 확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Circles의 분류체계가 과연 진정 사람들이 원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나 C처럼 "친구가 없는 사람들" - 페이스북 친구 수에 따르면 - 이 아니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친구"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이 보통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100여명의 사람들 모두와 자신의 일상을 나누기엔 이모저모 껄끄러우니 친구들을 그룹핑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 Circles의 출발점일 것이다. 즉, 친구들 중 특정 Circle끼리만 Circle만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다는 푸념이다. 이것은 지금도 페이스북이 겪고 있는 이야기이고, 싸이월드도 겪은 내용이다. 그럼, 둘은 머리가 나빠서 Circles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그러다 망할 지경까지 갔을까?

물론, 크게 보아 "일촌"이나 "친구"에는 어떠한 분류가 필요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칼로 무 자르듯 그렇게 칸막이들을 각각 만들어버리면 이러한 SNS 서비스에서 재미가 반감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SNS 서비스는 지인들에 대한 관음과 자신을 노출하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 지인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자신이 타인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뽐내고 싶은 마음이 이러한 서비스들에 몰두하는 큰 재미들 중 하나다. 지난 포스팅에도 이야기했지만, 결국 서로의 사진을 보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칸막이가 생기고 나면 자연스레 Circles 범위 이상의 사생활 노출은 괜히 서로 쑥스럽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볼 사진들이 줄어들면서 SNS의 재미도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Google처럼 덜컥 해결해버려서 모두가 꼭 행복해지는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Google Plus가 이러한 함정을 피해 결국 어떻게 자리잡을지, Facebook이 계속 못 본 척할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이 문제는 싸이월드가 넘지 못했던 벽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후에 찾아오는 딜레마이다. 여기에 더하여 Google은 Android를 갖고 있다는 큰 강점을 살려갈 것으로 보인다. Google Plus 서비스 구성내역 중, "Hangout"과 같은 화상채팅 서비스나 "Instant Upload" 같은 휴대폰 즉석 업로드 서비스들에서 그러한 Google의 힌트들이 엿보인다. MS가 누구를 위해 Skype을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Facebook은 모바일 단말과의 실제 연동 쪽으로 보강이 필요한 지금이다.

Facebook이든 Google이든 세계적인 고래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대한 진화를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셜커머스라며 자본으로 아도쳐서 돈놀이하는 데에만 벤처라고 포커스를 들이대기에 바쁜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은 "카카오톡"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진화기이다. 내 사견으로는 결국 Facebook이 모두를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 직장 상사가 갑자기 following 했을 때의 난처함은 잘 알고 있다. 당장은 이번 Circles에 다들 거품 물고 있지만 그렇다고 Google이 그 답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Google이 그간에 보여준 행보들 탓이리라. 어쩌면 Sheryl이 떠난 뒤부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