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쉬어갑니다

October 5, 2011 9:24 AM | Comments (0)


[ZDnet] 아이폰5 없이 23만원 4S 공개...세계 '허탈'

어제 조금 늦게 자게 되어 뜻하지 않게 애플의 16개월만의 차기 아이폰 발표 - Let's talk iPhone? - 를 어떤 블로그의 친절한 실시간 중계 - "사진+text" 로 지켜보았다. 아이폰5가 아니었고 아이폰4s도 별 것 없었다. 이번 발표에 너무 실망할 일만은 아니다. 잡스는 떠났고, 애플의 post-잡스 시대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니까. 이번에 신제품이 나왔다면 그것 또한 잡스의 것이었으리라. 특히, Siri(음성인식시스템?)는 잡스가 준비하던 거대한 그림의 어떠한 시작이었을 것으로 보여 괜히 안타깝더라. 누군가의 말처럼 "애플이 이제 great에서 good으로 그 여정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말이 참일까?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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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주목했던 것은 달라진 프리젠테이션 형태였다. 이제 CEO가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게된 점이다. 잡스의 지독하고 터무니 없는 독재 체제는 결국 그의 천재성 - 다빈치에까지 비견되는? - 으로 용서받았지만, 후임자에게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노릇이 아닐 수 없으며, 내부에서도 은은한 저항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그처럼 제왕적 CEO가 필요하다는게 요즘의 내 생각이다. 모든 경영 사안을 통합적으로 '결정'하고, 고객의 경험을 스스로 하나하나 '디자인'할 수 없는 CEO는 결국 지난 관리시대의 잔재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지혜를 나누어서 결정하지만 덕분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체제, 어제의 분담 발표는 혹시 앞으로의 애플 모습이 그리 되진 않을까 우려스러웠다.

이번 발표에 더 기대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iCloud였을 것이다. 기계보다는 그 기계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객들에게 어떤 세상을 열어줄 지가 더 중요하다. 이곳은 결코 제조업체들의 각축장이거나 무의미한 통신속도의 레이스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래 아마존 CEO의 일갈은 정말이지 멋지고도 중요하다. 기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애플의 본격적 iCloud를 지켜볼 참이다. 참, 애플도 쉬어갈수도 있는 법이다. 종이카드사업은 또 뭘까, 정말 크리스마스 카드나 보내면서 쉬자고?

Bezos(Amazon CEO): "In The Modern Era Of Consumer Electronics Devices, If You Are Just Building A Device You Are Unlikely To Succeed." - 소비자 전자기기의 근대에 그저 어떤 기기를 만들려고 한다면 당신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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