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12 Archives

03/28, Wed

카카오플랫폼 본색 - 스토리부터 시작

참 많은 후발업체들이 따라했다, 저 거인들까지도... 마이피플, 네이트온톡, 틱톡, 라인 등등. 하지만 카카오톡의 시장 선점 효과를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알고보면 별 기술 아닌데 그러다보니 대체하기가 더 어려웠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내 느려 터진 갤럭시S에서도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게 된 카카오톡. 카카오톡은 이제 꼭 열어두어야 하는 채널, 분명 새로운 통신수단이 되었다.

지난 언젠가부터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싸이월드를 찾지 않는다.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는 경로는 페이스북, 그리고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 정도만 남은 것이 요즘의 세태가 아닐까. 그러한 프로필 사진 공유를 더욱 편리하도록 가입자들에게 사진첩 형태로 만들어준 것이 이번의 카카오스토리(download: Android | iOS) 대박이다. 나는 늘 이야기한다, 사진을 지배하는 SNS가 승리한다고. 페이스북의 타임라인도 실은 예쁘고 깔끔한 인생 사진첩 서비스에 다름 아니다.

다른 후발업체들이 잘 되지도 않는 m-VoIP에 집착할 때 카카오톡은 굳이 그러한 통로를 억지로 열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m-VoIP은 애플의 facetime이나 구글의 hangout, 페이스북 등처럼 화상통화로 발전할 때에나 의미가 있을 이야기이지 음성만으로 지금 바로 mobile을 대체하겠다는 것은 모두에게 참으로 부담스러운 시도로 보인다. 마이피플 같은 경우는 PC 버전까지 연동시키고 소녀시대까지 불러도 별 수 없었다. 오직 본연의 기능으로 트래픽 싸움에만 집중하던 선발주자 카카오톡의 압승이었다.

카카오스토리는 이메일을 묻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묻지 않던 카카오톡에서 딱 한 걸음만 더 나아갔다. 자신감의 표현이다. 카카오톡이 구축한 카카오플랫폼에 이제 사진 공유 서비스가 얹어졌고, 여기에 게임, 뉴스 등 또 어떤 것들이 올라갈지 무궁무진하다. 한편으로 카카오톡의 수익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던데, 이는 이 땅의 IT 업계가 얼마나 형편들이 어려운지 전혀 감 못 잡고 늘어놓는 질투일 뿐이다.(아, 앱스토어에서 정말 잘 만든 무료 게임앱들을 볼 때마다 내가 왜 눈물이 날까.)

그리하여 카카오톡은 벤처들에게 하나의 힌트가 되고 있다. 심플하고 참신한 서비스 모델만으로 그 흔한 대기업의 지원 없이 클라우드란 거인의 어깨에 올라 저 멀리까지 갈 수 있는 길 말이다 - 카카오측이 클라우드(IaaS?)의 힘을 빌었는 지는 모를 일이다. 이럴 때 틱톡이나 인수해보자는 대기업들의 행보를 보자니 참 한결같구나 싶다, 카카오스토리가 PATH를 닮았다는 둥 거품무는 똘똘이스머프들이나.(PATH 곧 사라진다, 흔적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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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근데 왜 저한테는 친구 초대 안 주시는겁니까! 당신들이 스토리 시작한 것 하나하나 다 알고 있는데 말이죠. :)

03/12, Mon

뉴 아이패드, 아이패드 굳히기

아이패드의 새 버전이 시시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이야길 듣고 C가 간단히 대답하였다.

"아이패드는 원래 지금 정도의 용도로 쓰려고 만들어진 제품 아닌가, 근데 뭐 더 좋아질 것이 있나?"

맞는 말이다. 물론 애플이 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면 퍽 반갑겠지만, 지금의 우리로서는 아이패드군에 더 기대하는 바가 그리 많지 않다. 살면서 만나본 몇 안되는 완벽한 기계이다! 한편으로 - 아이패드2 구매자로서는 - 솔직히 새로운 아이패드가 별것 없어서 다행이다. 그럼 또 사야지 않겠는가?!

이번 뉴아이패드가 3가 아닌 점은 의아하긴 하다. 왜 일련된 번호체계를 따르지 않은걸까? 아이패드1,2가 어떠한 실험이었다면 뉴아이패드는 아이패드군의 굳어진 양산 체제가 된다고 보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스티브 잡스 전후를 구분짓는 시대 구분이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 BS/AS?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그것은 잡스에 대한 오마주일 수도, 팀쿡 체제의 잡스에 대한 지독한 스트레스의 결과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계속 궁금한 부분은 아이패드와 맥북에어의 경계이다. 아이패드군이 그래픽만 키우게 되는 것은 맥북에어의 섹시함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뉴아이패드의 강화된 그래픽 퍼포먼스가 실제로는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도 더 두고볼 일이다. LoL 정도만 아이패드에서 돌아가면 울트라 어쩌구 쪽에 결정타를 먹일 수 있을텐데...

여전히 뉴아이패드가 불만스럽다면 이렇게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겠다. 아이패드2와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아이패드를 드립니다? 혹은 아이패드2를 100불 인하하였습니다! (아이폰은 꼭 아니더라도) 아이패드는 늘 강추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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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Post-PC? 우리집에는 I7노트북과 아이패드2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둘이 겹치는 부분과 겹치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노트북 없이는 살아도 아이패드 없는 우리집은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