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의 진화는 끝, 스마트폰 시대는 이제 개발자들의 손에 ...

September 13, 2012 10:11 PM | Comments (4)


iPhone5, 흔히 예상됐던 대로 "One more thing ..."은 없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이제 어느 정도 종특(?) 설정을 마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터치형 풀스크린에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말귀도 알아듣는 휴대용 컴퓨터" -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라 컴퓨터에 전화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본다, 아, 전화 기능 얼마나 사소한가! - 정도일까? 오늘날의 우리가 더 이상 Personal Computer, 즉 PC의 신상품 발표에 크게 거품 물지 않듯이 스마트폰도 그러한 단계로 가는 듯 싶다.

기기의 진화가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면, 제조사의 몫으로는 디자인과 컴퓨팅 파워 정도가 남겨지게 된다. iPhone5에 대한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을 반겨야 할 것은 어쩌면 삼성이기보다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일 수 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성이 아닌, 디자인과 품질에 호소하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저 거인들과의 싸움이 다시 해볼 만해지는 것이다. 갤럭시S3 LTE를 내가 2주 정도 써 본 결과, 쿼드코어에 램 2기가 정도 꽂으면 안드로이드도 물 흐르듯 잘 돌아간다. 그 정도 사양은 다른 제조사들도 곧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무료다.

스마트폰은 iPhone4S 이후 디자인과 CPU/디스플레이/카메라 성능 경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그러한 기술적 단계에 도달한 것이 맞다면, 애플의 이번 발표가 디자인과 그 '생산 공정까지' 강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단말과 플랫폼의 진화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으니 이제 이러한 혁명적인 Infra에서 개발자들이 일구어낼 것들로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윈도우만 바라보며 PC 시대를 보낸 것이 아니다. 물론, PC 시대의 Microsoft나 Blizzard, EA 등 소프트웨어 열강들이 이 새로운 플랫폼을 '연속적으로' 장악하기 쉽겠지만, 새로운 Microsoft가, Facebook이 태어날 가능성도 상당하다. 최근 모바일이 어렵다는 반성문까지 발표하며 주가 올리기에 급급한 페이스북만 보더라도 모바일은 은근히 낯선 신대륙임을 알 수 있다.

아마, 천재 스티브 잡스가 살아서 또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줬다면 그것을 우리는 스마트폰이라 부르지 말아야 했었을지 모르겠다. 애석하게도, 범인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상상력은 슬슬 이 즈음에서 끝나가는 듯 싶다. 혁신은 다음 기기에서 만납시다.

개인적으로는 어제 발표를 보며 iPhone5의 날렵한 디자인이 참 부러웠다. 다만 그 뿐이었으니, 나의 갤럭시S3 구매에 대한 후회가 생겨날 정도는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LTE까지 잘 녹여낸 이번 iPhone도 계속 잘 팔릴 것이다. iPhone은 쿼드코어라서, 메모리가 2기가라서 사는 것이 아니니까. 어쨌든, 갤럭시S3는 도무지 한 손으로 잘 못 쓰겠다.

4 Comments

1mokiss said:

아직 스마트폰에 대해 고민만 하는 중이긴 한데, 이번 아이폰을 한 번 만져나 보고 결정해볼까 싶긴해. 우리나라의 평은 믿지 못하겠는데, 결국 스펙이야 다들 일상생활에서의 스마트라이프에 문제가 생길 제품은 그 어디도 없을 듯하니, 디자인이건 개인의 취향이건 타인을 의식한 시선을 좇아 구매하는 패턴이 여전하겠지? 갤럭시 노트와 S3 사이에서 여전히 밀땅중일세.

KJ said:

갤럭시S 많이 싸졌다하니 괜찮을듯 한데요, 근데 조금 커요. :) 아니다, 크기를 원하시면 이참에 갤럭시노트2로?!

SlaSh said:

디질뻔한 삼성과 가카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살린 기적의 명기 갤럭시 노트1. 이걸로 한세대가 끝났다고 봐. 신기술은 상상하지 못하던 것이 아닌, 많은 것들을 하나에서 할 수 있을것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들면 되는것이니,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들을 모아보면 될듯.

KJ said:

늘 자네가 강조하지 않았던가, 반발자국만 빠르게가 중요하다고. 갤럭시 노트1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비호감이나 분명 삼성으로 흐름을 가져온 기기로 보는 것이 맞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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