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mini(without Retina), 정말 애매할까?

October 26, 2012 7:57 AM | Comments (0)


결론. 비싸다, 레티나 없는 애플 제품 구매는 이제 의미 없다.

이번 애플의 아이패드 mini 출시를 놓고 말들이 많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애플이 계속되는 신상 출시로 우리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발표에 실망하는 이들은 애플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급하게 탐욕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두 가지 다 일리 있는 이야기이겠으며, 나는 팀쿡의 애플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에서, 레티나를 갖춘 아이패드 mini는 내년 상반기 정도에 지금과 같은 가격 - 요즘 애플의 라인업 관리 패턴 - 으로 출시될 것이므로 레티나가 절실한 사람은 더 기다려서 사면 된다. 아이패드를 사용해봤으며 mini 버전이 필요한 사람은 그 대체재로 다른 태블릿을 구매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mini 출시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레티나 아이패드 mini를 살 수 있어요"의 본격적인 예고편 정도로 봐야한다.

애플이 탐욕스러워졌다고 탓하자면 그에 앞서 애플의 현 주소를 따져봐야 한다. 애플은 이제 진정한 거물,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다. 물론, 레티나 아이패드가 뉴아이패드가 되었다가 이번에 3세대/4세대로 다시 명명되는 것이나 레티나 없는 아이패드 mini를 출시하는 것은 별로 잡스 답지 않은 노릇이긴 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애플이 세상에 불씨를 가져다 주는 경이로운 마법사이기만 할 수는 없다. 마법사의 뒤를 이은 팀쿡은 차곡차곡 무리 없이 수확을 잘 하고 있다.

오늘의 애플은 PC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 않다. 이제 애플이 새로운 Personal Computer - Portable Computer? - 세상을 빚고 있는 중이다. Windows 8과 그 태블릿인 서피스의 침몰을 곧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iOS에 찰싹 녹아드는 MS Office를 룰루랄라 아이패드에 깔면서 우리는 저 오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x86에 오직 기반해야 했던 개인용 PC 시대를 마감할 것이다. 어떠한 착한 사자도 톰슨가젤을 잡아먹어야 하듯이 모든 지배자는 자신의 의지를 떠나 무자비하게 존재할 수 밖에 없게 마련이다. 팀쿡은 올해 신상 출시에도 충분히 적극적이었으며, 이윤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CEO로서 박수 받아 마땅하다.

여전히 아이패드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나의 대답은 지난 번과 같다, 읽어라. 그러려면 아이패드가 레티나이어야 한다. 이번 아이패드 mini 레티나 예고편만으로도 5-7인치 태블릿, 그보다 특히 e-book 리더 진영에겐 큰 재앙일 것이다. 잡스가 굳이 안 들어가겠다던 시장에서 마음 편히 시덥지 않은 제품들 - e-ink 킨들 제외 - 로 한 시절 소일하던 그들 말이다. 아, 아이패드 mini 출사표의 의미? 글쎄, 입에 들어가는 것은 다 먹겠다는 뜻 아닐까. 비싸다고? 잘 팔리는데 왜 싸게팔아? 이것은 팀쿡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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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여기서 질문이 나온다, 그럼 왜 당신은 안드로이드 전화기는 사면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안되냐고? 스마트폰은 아직 PC가 아니며 장시간 사용하지도 않기 때문에 파편적이거나 완결성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런저런 재치로 때울 수가 있다. 하지만 태블릿은 완결성이 필요한, 장시간 사용하는 기기이기 때문이다. 딱 그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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