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013 Archives

02/28, Thu

레알팜 - 귀농이 어디 쉬울까

아, 다 때려치고 농사나 지으며 살면 안되나? 그런 마음이 든 적 있었다면 이 게임에 도전해보자. 네오게임스의 "레알팜"은 퍽 정교해서 제법 피곤한 '귀농(벤처농?)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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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레알팜"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 당연하게도 농사에 실제로 시간이 필요하다(단, 하루가 1분). 여기서 다른 육성/경영 게임들과 다른 점은 씨를 뿌려두고 정해진 작물의 재배기간이 지나면 꼭 제때에 수확을 해야한다는 것부터 시작이다. 수확을 하지 않으면 밭에서 그냥 썩어버린다. 비료와 물도 품종과 날씨에 맞춰서 챙겨주지 않으면 농산물이 중급 판정도 못 받으니 또 망한다. 농산물의 시세도 잘 예측해야 한다. 심을 때 고추 값이 좋다고 고추 농사 지었는데 "레알팜" 참여자들이 다 심어대서 시세가 폭락하면 또 망한다. 그러다보니 야밤에 잠 안 온다고 스마트폰 들여다보다 뭐 심고 잘 수도 없고, 시세 좋아질 때까지 창고에 넣어두면 상해버리니 만만한 아무거나 심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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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따라 차근차근 농사 배우고 나서 생각없이 농사를 지르다가 몇 번 말아먹고 나면 뭘 심어야 하나 신중해진다. 아, 농사는 시간과 돈과 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여기서는 게임인지라 농부가 나이를 먹지 않으며 땅의 지력도 쇠하지 않는다. 물론, 거름은 앞뒤로 잘 챙겨야지! 이러니 망한 작물로 왜 거름은 꼬박 만들어두어야 하는지, 왜 농사하다가 쉽게 망하는지 얼핏 알 듯도 싶다. 게임 시간과 체력 시스템의 안배도 재미있다. 박카스 아이템도 하루이틀이지 게임 켰을 때 우르르 밭일들을 예약 걸고 스마트폰을 꺼둘 수 없는 구조이다.

이 게임은 사람들이 중독되거나 그리 오래 즐기지 못하는 듯 하다. 아마도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S대 원예학과에서 감수까지 맡으신 덕분일까. 농사? 결코 "농사나"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푸근한 시골에 내 밭을 한 뙈기나마 갖게된 기분, 까칠해서 정겨운 최춘삼 이장님이 오늘도 불쑥 찾아와줄 것 같은 향수를 느끼게 한다. 레알팜, 충실한 리얼리티에 한 표를 던진다.

appstore link : Android / iOS(출시예정)
- KJLAB score : ★★★☆

덧. 다른 농사 게임을 해봤으면 충실한 리뷰가 되었을텐데, 다른 농사 게임은 모름. 그리고 현재 레벨 15에서 작성. 안 느는 농사, 없는 살림에 "레알"(레알팜 게임머니) 받으려고 작성한 리뷰는 결코 아니지만 송고해볼 예정임. :) 참, 최신작도 아님.

02/05, Tue

다음(Daum)에 대한 혹평...

나 : "우선 전반적으로는 다음이 작년 초반에 일들을 (이를테면, 게임, IPTV, 클라우드 등등 돈먹는거 다!) 너무 쉽게 생각한 점이 없지 않나 싶어. 각론으로 마이피플이 실패한 이유는 광고 소구점을 잘못 찾은 것으로 보임. 카톡이 PC 버전 지금까지도 안 만들 때, 마이피플은 진작 만들어두고도 어필을 못 했음. 이미 당시에 스마트폰 살 지경이면 잘 되지도 않는 m-VoIP으로 통화비 아낄 생각들 안 한다고. 차라리 사무실에서도 키보드로 몰래 폰과 메시징하는 재미 쪽으로 어필했어야. 요즘 다음은 M&A 기다리고 앉았나 싶을 정도로 행보가 답답함."

친구 : "역으로 보면 자리를 확고히 잡은 카카오톡이나 라인보다는 모바일플랫폼으로 새로운 세팅을 과감히 할수 가능성도 있는데... ㅋㅋ 나는 다음은 별로 안쓰지만 본사가 제주도에 있다는 것과 내가 좋하는 파란색감을 쓰기에... 미련이 남네... ^^;"

나 : "페이스북까지 (휴대폰 전화번호부 기반 친구맺기) 그거 따라하겠다고 들어오고 있는데 이젠 늦었어. 카카오는 다 떴고. 실은, 제주도에 간것도 문제야, 똑똑한 애들이 따라가겠어? 나도 제주도 살고싶어서 첨엔 좋게봤는데 갑자기 회사가 제주도로 이사간다면 (제주도 거주에 별 관심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문제가 되겠지. 막연한 동경과 실제는 분명 다를 듯 싶어."

친구 : "이미 이정도까지 갔다면야... 제조업도 아니고 반전도 없겠지? 감빠른 친구들은 이미 빠져나간 껍데기일수도..."

# 13/1/25 친구의 페이스북에 붙인 덧글에서...

이는 여전히(!) 다음 주주로서의 안타까움이다. 마이피플이 잘 치고 나가고, "모바게"가 한국정서에 좀 더 잘 부합했다면, 카카오는 "Mobile First 전략"을 일부 수정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은 ... 어쩌면, 아고라에 기반한 막연한 부푼 기대들만 갖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자랑하던 다음 지도도 네이버의 자본력, 즉 실력에 슬슬 밀리고 있어 더욱 씁쓸한 풍경이다.

그렇다면, 다음이 살 길은 무엇일까?

포탈로서의 모습을 포기하는 것. 포탈의 길을 걸어서는 결코 네이버를 이길 수 없다! 네이버 따라쟁이처럼 오만가지 대문에 다 걸어두지 말고, 정말 다음이 잘 할 수 있는 몇 가지만 꼽아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즉, 구글 초기화면처럼 '심플한 포털'이 되거나? 심지어 뉴스도 네이버에서 다 보고 오니까 버릴 각오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의 다음으로서는 3년도 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그러한 대담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다음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