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13 Archives

04/29, Mon

뽀로로버스에서 뽀로로와 친구들 내리기

애니메이션을 아직도 한 편도 못 봤지만, 넘쳐나는 뽀로로의 홍수 덕분에 뽀로로와 그 친구들의 이름까지 다 알게된 서준이. 그래서인지 장난감 매장 갈 때마다 이 묵직한 버스를 꼭 한 번 씩 끌어보길래 아빠로서 참지 못하고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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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루만에 서준이가 답답해하기 시작했다. 이 친구들은 대체 왜 버스에서 안 내리고 계속 노래만 부르고 있는건가?! 뽀로로와 친구들이 버스에서 내릴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구조였던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우리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역시나 이미 있었고, 그를 보고 나도 탈출 작전 감행을 결정. 귀가길에 동네 철물점에서 이 사이즈에 맞는 천원짜리 드라이버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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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뜯어서 버스창 유리까지 거침없이 들어냈으나, 문제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강력한 접착제로 버스 바닥에 붙어있던 것... 하나하나 손으로 조심스레 뜯어보는 수 밖에. 깨끗하게 떨어지지도 않고 접착제 자국까지 남는다. 힘이 생각보다 예민하게, 그리고 많이 든다. 인형이 상하거나 버스 바닥의 플라스틱이 부서져버리면 낭패 - 먼저 본 블로그의 개척자는 이 과정에서 버스 핸들을 잃었다 한다. 우리집에 온 루피(루피가 비버래!)도 엉덩이를 조금 다쳤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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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발은 서준이발.) 왜 이렇게 답답하게 상품을 구성한걸까? 억지로 강력 접착제까지 붙여놓으면서. 다른 뽀로로 상품 라인업의 판매를 위해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과연 그러한 음모일지 단순한 무성의함이 정답일지 모르지만, 우리집 뽀로로버스의 뽀로로와 친구들은 서준이에 의해 수시로 버스를 타고 내리고 있다.

음, 서준이는 아빠 잘했다고 한 번 안아주긴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