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최고의 장면은 훔쳐보던 옆집 여자랑 바람난 남편이 옆집에서 동거를 시작하면서 아내를 다시 옆집 여자로서 훔쳐보는 장면이다. 김태희랑 살아도 전원주랑 바람 나는게 남자라 했던가. 살면서 한 번 쯤 품어봤을 - 품고있을! - 환상들은 이 영화에서 처참하게 박살난다. 은퇴 후 젊은 여자와의 재혼, 멋진 직장상사와의 만남, 이 모두 다 씁쓸한 현실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달콤한 환상이었다.
Uncharted 2는 PS3 게임으로, 3인칭 시점의 Action-Adventure이다. 플레이어가 보물사냥꾼 네이선 드레이크가 되어 마르코 폴로에 얽힌 숨겨진 보물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벼랑 끝에 매달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점프하는게 일상이고, 무너져가는 고대 사원에 침투해서 오랜 수수께끼를 풀어 중무장한 적들보다 빨리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야 한다. 내게는 처음으로 클리어한 PS3 게임이 되었다. 후배 K로부터 게임의 컨셉만 듣고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마침 동생이 PS3 본체를 장기로 빌려준 덕분에 큰맘먹고 패키지를 구매했다. - 1080p HD 출력을 위한 hdmi 단자까지. 2009년 초에 출시된 게임이니 지금와서 이러느니 저러느니는 아무래도 뒷북이 되겠다.
일반 난이도로 클리어하는데 15시간 정도 소요됐는데, 이번 15시간의 경험은 완전히 새로운 미디어를 접하는 기분이었다. Uncharted 2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요구되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충실한 미션수행과 간단한 퍼즐풀이가 필요한 Interactive Movie의 성격이 짙었다. 빼어난 연출과 화려한 영상에서 PS3의 막강한 성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모처럼 C가 사온 거실 HDTV의 실력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자유도가 없는 매우 수동적인 게임임에도 몰입도가 집요하여 이번주에도 WoW 레벨업은 전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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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침투하고 네팔 등 세계 오지를 탐험하며 미치광이 전쟁광과 경쟁 속에 저 마르코 폴로가 숨겨둔 절대 보물을 찾는다? 이러한 지적이고 섹시한 액션이라니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게임화에 다름 아니다. 15시간 동안 나는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이었으며, 이 게임 이후 나는 액션영화들을 시큰둥해할 것이 염려된다. PS3 보유자라면 반드시 해봐야 할 게임이라는 평이 참 맞다.
그럼에도 내 인생의 Top5 game에 들기에는 메탈기어 시리즈와 경합 중이다. 아쉬운 점들이라면 주인공이 스파이더맨 정도의 활공 실력과 전투력을 갖고 있는 비현실성, 그리고 전편보다 개선되었다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총격전을 들 수 있겠다. 활공이야 솔직히 시원시원한 맛이 있다 치자. “메탈기어” 시리즈처럼 잠입 위주로 진행했다면 더욱 손에 땀을 쥐고 플레이했을텐데 너무 많은 사람들을 - 한 300명쯤 - 죽이는 폭력성을 발휘해야 했다. 실은 그것들보다 꽉 막힌 자유도에 답답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게임은 그저 화면에서 주어지는 ‘그때 그 액션과 그 해결방법’을 수행하기에만 바쁜 one-way 진행의 수동적인 게임, 즉 참여형 영화였던 것이다.
이 뒷북 리뷰의 끝을 다소 혹평으로 맺지만, 나는 구매비용이 1원도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덕분에 게임 인프라가 이만큼 발전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올해 11월에 나온다는 3편 역시 전혀 주저없이 구매할 것이다. 어쩌면, PS3 구매안을 집에 제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위에서는 메탈기어 시리즈와 경합 중이라 했지만, Uncharted 2를 플레이하는 동안 메탈기어4는 단 한 번도 돌리지 않았음을 밝힌다.
C도 옆에 앉아 같이 퍼즐을 풀어주었지만, 결국 지나치게 많은 총싸움을 보며 이렇게 Comment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혀 스트레스 해소가 되지 않아. 이렇게 쉬면 안된다고!” 아,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 내 인생의 Top5 Game List :
1. LFL, Indiana Jones III - Last Crusade
2. Origin, Ultima XI
3. Koei, Romance of the Three Kingdoms I
4. Blizzard, World of Warcraft
5. Metal Gear Solid III or Uncharted 2
주. 5위는 지금 플레이 中인 MGS4 클리어 후에 확정될 예정임.
※ 이 공간의 업데이트가 실로 2년만이다. 다음 업데이트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간단한 서평.
1. “기억하십시오!! 지금까지 찰리가 먼저 알려드렸습니다”
- 예견된 지구종말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블로거로 우디 해럴슨 - white men can’t jump - 이 과도하게 geek스러운 외양을 하고 출현한다. 영화 속 극성 블로거의 자리를 보면서 지금이 소셜미디어, 웹2.0 시대임을 다시금 생각한다. 낯선 이에게 흔쾌히 맥주를 권하는 그가 바라는 것은 다만 작은 donation과 그저 자신을 레퍼런스로 기억해주는 것 뿐이다.
2. 바티칸 “최후의 심판”도 무너진다.
- 요세미티 공원으로부터 시작해 라스베가스, 워싱턴DC, 바티칸, 티벳 등지를 넘나들며 땅을 가르고 바다가 범람하는 CG는 이제 더 이상의 아날로그 촬영을 무색하게 하는 듯하다. 이러다 배우들이 나중에 초상권만 빌려주게 되진 않을지? - 발연기보다는 차라리 그리는 게 나을수도. 바티칸이 갈라지는 장면이 제일 섬뜩, 말그대로 심판의 날인 것이다. 화산, 지진이 끝나고나면 쓰나미가 닥친다. 백악관이 (UFO 아닌) 쓰나미 타고온 항공모함으로 뒤덮힌다. 건물이란 건물은 모조리 신나게 무너뜨리고 차들을 땅이 삼켜대지만 인류가 재앙을 몸으로 겪는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아 뒤로 갈수록 점점 만화가 된다. - 게임 Rampage? 어쨌든 그 그림들 보는 것만으로 표값 이상 한다고 본다.
3. 10억유로는 1조7천억이다 (11/17 기준)
- 돈이 없으면 결코 살아남을 길은 없다. 전세계에 수십만이 자신들만 살기 위해 3년간 지구멸망의 비밀을 지킨다는것이 좀 너무하지만, 1조7천억씩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다는건가. 살아남기 위해서도 돈을 모아라. 결국 영화 끝날 때 쯤 되면, 거부들과 공사에 참여한 중국인 - 모든것은 Made in China! - 인부들 정도만 살아남았음에도 주인공 일가가 안 죽어서 그런지 우리 모두 평화롭게 지구의 다음 세기를 맞이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 40만이라, 67억의 0.006%만 살았다. 소설 “파피용”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4. 비행기 조종술을 배워라.
살아남으려면 진 모 씨처럼 우아하게 비행기 모는 법도 배워둬야 한다. 영화에서 존 쿠삭 일가가 영화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그렇게나 비현실적이다. 대개의 재난영화가 짜임새 있는 스토리 전개에서 실패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재난의 시각화에만 힘쓰기 때문일까. 실은, 재난 상황에 현실성을 부여하면 할수록 등장인물들은 그저 죽어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 아닐까. 다큐멘터리와 람보 사이에서의 고민이겠지. 세상이 망한다면 과연 우린 뭘할수 있을까. 영화 속에서 오직 현실적인 -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법한 - 인물은 美 행정부의 뚱뚱한 장관과 러시아 거부 두 사람 밖에 없다. 이 세상의 끝, 노승의 마지막 타종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맺음을 위하여 - Everything that has a beginning has an end.
5. 인생은 짧다.
순간순간을 감사하고 오늘 행복해지라는 진부한 진리는 왜 재난영화 볼 때만 새록새록 다가올까. 망하든, 안 지구가 망하든 아마 인생은 짧을 것이다.
내 인생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가 시리즈의 2편이었고, 루카스아츠에서 3편을 각색하여 내놓은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 심각하게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집에 286 PC를 들여놓게 된 것만 보아도 그렇다. 에, 그러니까 그것이 19년 전인데… 4편 관련한 제작루머 등에 십여 년간 속으면서도 다시 한 번 그의 멋진 모험을 볼 수 있길 꼬박 기다리며 지내왔던 것 같다. 비정상적 연속야근 때문에 개봉일이 이틀이나 지나서야 2편을 봤던 그때 그 대한극장을 C 덕분에 찾을 수 있었다.
해리슨 포드가 한 솔로는 다시 안 해도 존스 박사 역할은 몇 번이고 하겠다고 한 것처럼 인디는 팔방미인, “하이브리드” 그 자체이다. 세상의 근원적인 비밀을 연구하는 고고학자가 싸움도 잘하고,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다. 그러한 쿨한 - 섹시한 인텔리 마초? - 모습들이 사춘기 소년을 얼마나 매료시켰던가… 애석하게도 박사께서는 3편까지 분명히 도서관에 있으라 하셨거늘, 어찌보면 가장 중요했을 그 면모를 나는 철저히 못 본 척 한 것 같다. 고고학까지는 못해도 다만 한자공부라도 했었어야지?
이미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는 4편은 스스로 전편들의 오마주에 다름 아니다. 구성이나 전개도 전편들을 재현하기에 바쁘다. 영화의 첫 액션신에서부터 점프가 모자라고 한참을 뒤뚱뒤뚱 걷는 인디 박사, 보톡스와 성형의 힘으로도 세월을 피할 수 없었을까. 소재도 기독교 세계를 떠나 외계인과 마야문명으로 바뀌었는데 X-file을 인디아나 존스 식으로 패러디하는 작위적인 느낌을 피하기 어려웠다. 전편에서 제시되는 숀 코네리와 해리슨 포드의 부자상은 한국의 남성들에게도 소리없이 많은 공감을 받았던 것 같은데, 이제 숀 코네리는 가고 없고, 인디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는 괜시리 부담스럽다. C는 우리 세대 아버지와 아들의 - 말이 없는 - 관계에 대해서 늘 궁금해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당사자들이 아니면 그 느낌을 공감하기 어렵더라.
똘똘한 척 아쉬운 점을 늘어놓자면 끝이 없겠으나… 그가 누구인가, 인디 박사 아니신가. 그저 영화관에서 새로운 그림에 그때 그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아, 모자를 고쳐쓰는 저 박사의 그림자라니 오랜 팬으로서 도무지 모른 척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영화는 최근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세련되게 액션을 담기보다 전작들이나 007 시리즈와 같은 팔십년대 활극 풍의 편집으로 일관하여 더욱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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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앨범을 뒤적이듯,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듯 존스 박사와 두 시간 동안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의 근황도 들을 수 있었다. 피천득은 이야기했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라고. 궁금하다고 다 알 필요는 없다. 가슴에 담긴 언젠가의 벅찬 기억으로 충분한 인연이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뒷테만 보아도 설레기부터 시작하는게, 결국 다시 보고 아쉬워하는게 우리 사람살이일까.
삼국지라고 하면 무엇이든 손에 쥐고 수이 놓지 못하는 편인 내가 이 영화의 광고를 처음 접하고 설레는 맘에 무릎을 친 것은 당연하였으나, 결국 개봉이 한참 지난 오늘, 일요일 오전에야 집에서 보게 되었다. C가 이런 영화를 싫어하는 데다, 무엇보다 주위의 혹평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모든 기대를 버리고 영화를 들여다보니 맘에 드는 구석들을 제법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영화는 얼추 조운 열전 정도 되겠으니 그의 눈부신 업적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는 조운에게도 반가운 일일 수 있겠다.
삼국지 열독가였던 나는 내 머리 속 오랜 이미지들을 화면에 예쁘게 재현해놓은 것을 보니 우선 반가웠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내 심상과 영화 화면과의 괴리는 필연적이지만 - “반지의 제왕”이 그러하였듯이 - , 그래도 재미있는 비교가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주로 전장에 머무르는데, 웅장한 맛이 부족한 것이 퍽 아쉬웠다. 듣기만 해도 손에 땀을 쥐는 장판파의 조자룡이 영화에서는 서울역 광장에서 사람 찾기보다 손쉽게 아두를 구한 느낌이 없지 않다. 매기큐와의 일대일 장면도 평이하니 전장과 1:1 묘사,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친 셈이다. 최근에 “명장” - 내용은 없었지만 - 이 오히려 전쟁을 잘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 이 와중에 나는 적진에서 절벽을 향해 내딛는 말을 보다 WoW의 밀린 군마 퀘스트가 떠올랐으니 이 또한 큰 일이다. (보막을 켜야지?)
다시 조운으로 돌아오자. 조운은 중용의 인물이다. 학창시절 우리를 오락실로 달려가게 했던 “천지를 먹다 2″란 캠콤의 횡스크롤 게임에서도 조운이 힘과 스피드, 외모까지 삼박자를 갖춘 캐릭터로 출연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 실은 힘이 조금 부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위연이 중용은 아니다? 유덕화는 무장으로 보기에는 조금 왜소하긴 해도 조운의 이미지와는 잘 어울린다. 그의 얼굴에는 사내다움과 관록이 있고, 우수가 있다. 씩씩하면서도 항상 삼가고 신중했던 조운의 몸가짐과 닮아있다. 그에 비해 매기큐는 삼국지도 한 번 안 읽었다더니 역시 연기랄 것이 없이 계속 같은 얼굴로 일관한다. 참,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홍금보도 반가웠다.
조운은 삼국지에서 거의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관우와 장비가 특유의 치우친 성격들로 인해 결국 죽게되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조운이 매기큐를 일대일 전투에서 놓아준다. 이 장면은 관우가 그랬다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나 조운으로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운을 포위한 매기큐가 일대일에 나설 이유부터 없겠지만, 열세인 조운이 교만하거나 너그럽게 매기큐를 놓아줄 리가 없다. 전쟁에서 효율적인 행동, 적장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매기큐와의 일기토 장면을 무리하게 넣고싶은 욕심에 현명한 조운의 면모를 없애버리다 보니 영화 속 조운은 그저 싸움 잘하고 잘 생긴 무장에 그치고 만다. 감독은 영화에 억지로 철학적 색깔을 넣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부처님을 몽타주하며 인생무상을 논한다. 그러나 그러한 공염불을 외기보다는 조운의 캐릭터나 인간적인 고민을 더 무겁게 다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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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써놓고보니 영화에 아쉬움도 많았지만, 여전히 반가웠던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은 것은 그만큼 기대가 많아서겠지, 모두가 좋아하는 삼국지 이야기가 아니던가. 이제 중국은 더 이상 관우와 장비처럼 굴 수 없다. 감독은 21세기의 중화가 헤쳐나가야 할 방법으로 합리적인 중용의 인물, 조운을 강조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더 이상 고상하지 않은, 먹보 제갈량.
덧.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하나TV 100원 이벤트 덕이 컸다. 하나TV에서 100원에 사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