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일본은 지금을 막부 말의 혼란기처럼이나 곤혹스러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신선조는 교토의 한 구석 미부(壬生)에서 탄생된, 수도의 치안을 담당하는 국가경찰조직이다. 이 조직에 순진한 시골 촌뜨기로 보이는 주인공 칸이치로가 발탁되면서 영화는 그의 신선조 활동과 그의 회상들을 오고간다. 칸이치로는 아이러니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빼어난 칼솜씨에 비해, 비굴할 정도로 돈을 밝히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는 그가 지독한 가난으로 인하여 그가 머물던 남부 번을 배신하고 돈을 벌기 위해 교토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부 말 신선조 붕괴 위기에서는 두 번 배신을 않는 칸이치로의 자세를 제시함으로써 영화는 사무라이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지는 않다.
일본으로 치면 도쿠가와 막부에서, 메이지 유신으로 넘어가는 즈음, 그러니까 아시아 근대화 - 사실 이 말도 좀 의심해볼 필요가 있지만, 이미 굳었으니까? - 의 과정을 다루는 영화는 지금껏 아시아 전역에 걸쳐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며, 요즘은 양키들도 거들어 톰크루즈까지 불러다가 만들어대는 모양이다. 톰크루즈의 를 보면서는 철없이 팔자좋은 소리를 잘도 늘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신기하게도 이번 영화를 보면서는 최근의 일본불황 10여년이 섬찟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우선, 영화 포스터를 보자. 보고나면 알 수 있겠지만, 저것은 그가 이도류(칼을 두 손에 잡는 검법, 더구나 묶기까지 했다?)로 근대의 총포를 향해 자폭하듯 달려드는 장면인 것이다.
어쩌면 일본불황 10여년을 내가 느꼈던 것은 최근 내가 일본 장기 불황 모델에 대한 독서를 마쳤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적 실속을 위해 사무라이의 ‘가오’(여기서는 일본영화를 다루고 있으니 쪽바리말을 좀 써도 그리 흠이 되지 않겠지?) 따위는 내팽개치고, 구차하게 연명하며 가족에게 도리를 다하는 주인공, 그러는 주인공을 결국 다른 초점에서 보고 그야말로 진정한 사무라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하는 조연들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것일까?
이제 또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이 점점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은 지독한 장기불황 끝에서 이 같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깨달으며, 막부 말의 대혼란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듯한 지금의 일본을 느끼는지 모른다. 영화는 일본의 이런 현실에서 주인공 칸이치로 같은 실속 있고도, 실력있으며, 마지막으로 그들의 오랜 가치일 막부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 있는 일본인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그리고 일본의 자연을 사랑하면 더 좋겠지.
덧. 라스트 사무라이, 바람의 검 신선조 둘 모두 지루했던 점…
- 검으로 총포를 향해 돌격하는 장면으로 근대화의 과정을 나타내는 것, 꽤 진부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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