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위태위태해 보이던 블로그코리아(http://blogkorea.org )가 어이없게도 DB가 날라가는 통에 잠시 휴업에 들어갔다. 4000여개 블로그의 RSS들을 수집해서 뿌려주고 있던만큼 트래픽, 속도나 저장공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DB 손실이라니 정말이지 아쉬운 일이다. 운영자인 uncanni님은 얼마나 피눈물이 났을까. 블로그코리아와 엇비슷한 기능을 가진 RSS 수집 페이지들이 슬슬 생겨나고 있지만, 비교적 블로그 초기부터 나름의 디렉토리를 꾸려오고, 방대한 RSS들을 갖고 있던 블로그코리아 DB의 상품가치는 제법 컸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 휴업 덕분에 블로그코리아의 가장 고민이었을 배드 링크들은 싹 정리될 것 같으니 그건 반가운 소식이다. 4000개의 블로그 주소들중 제대로 작동하는 페이지가 몇 개나 되었겠는가? 많아도 1000개 안쪽이지 싶은데…
이미 몇 번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블로그코리아를 무척 좋아한다. 나는 ‘한국어 웹로그 모임’(http://wik.ne.kr )이란 초기 한국 블로그 메타 사이트에는 가담하지 못했고, 한참 늦게야 블로그코리아를 알았고, 동시에 블로그(!)가 무엇인가를 알았다. 그때가 마침 제로보드용 블로깅 모듈들이 막 개발되고 있던 때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이 페이지와 나는 ‘블로그’와 접목되어 지금까지 흘러왔으며, 오늘도 이 페이지[블로그]는 분명 내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코리아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블로그의 규격만 대충(!) 맞추면 누구나 자신의 포스트를 블로그코리아로 보낼 수 있는 개방성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잘나고 복잡한 설치형이건, 조잡해서 오타쿠들에게 맨날 흠만 잡히는 ‘NaXXr 블로그’이건 가리지 않고 블로그코리아는 다 받아주었다. [물론 CXXorld 제외.]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도 그리 세련된 편은 아니었지만, 심플함에는 충실했다. 덕분에 블로그코리아를 통해서 많은 이들의 페이지를 접하고 만나갈 수 있었다. 모든 블로그들이 마음껏 뛰놀수 있는 ‘free-pass 놀이터’가 되어준 것이다.
특히 N모 블로그 서비스와 같은 포털 블로그들이 결국 폐쇄적인 운영으로 ‘싸이월드화’ 되어가는 것에 짜증나는 요즘이며, 블로진(http://blozine.com )이란 블로그코리아와 비슷한 싸이트가 새로 생겨서 ‘10만원짜리 가족사진권’까지 뿌려가며 한창 피치를 올리시던데, 괜시리 맘에 안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블로그코리아가 새삼 소중해진다. 아직 썩은 자본의 냄새가 나지 않는 블로그코리아는 더욱 정겨웠는데, 언젠가 구글 같은 자본에 인수되어 지금의 마인드로 더 나래를 펼쳤으면 바랬기에 DB 손실이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블로그코리아에 선정적인 글 제목이 몇 번 걸려 ‘어제의 인기글 TOP 5′에 올랐던 것도 조용했던 내 페이지의 방문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되었고, 네이버 블로그의 “따끈따끈 블로그”와는 달리 제목이 한 번 ‘최근 RSS 목록’에 걸리면 퍽 오래 머무르던 블로그코리아는 내 글을 통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블로그코리아에 가입한 것은 작년 가을 참 잘한 일들 중 하나이다. 그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내 심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치 않았던 재충전의 기회를 맞게 된 블로그코리아가 더욱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그리고 그때까지 내 페이지의 RSS를 다른 RSS 수집싸이트에 등록할 일은 잘 없을 것이다. [아, 한동안은 선정적인 제목과 자기검열이 덜한 내용의 포스팅을 만나실 수 있을지도!] 블로그코리아를 통해 알게 된 여러 ‘블로그연’들께도 다시 한 번 반가운 인사를 건네보는 바이다.
덧. 이렇게나 길게 블로그코리아에 대해서 다루는 것은 내가 아마도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에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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