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윈도우를 정기적으로 새로 깔아주지 않는 점만 빼면 PC를 제법 깨끗하게 쓰는 사람이다. 적어도 ‘공개된 위험과 음모’엔 노출되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작업들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MS의 윈도우즈 업데이트 페이지를 때때로 체크하고, 미래에셋에서 계좌 팠다고 나눠준 V3를 항상 켜놓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AD-FREE를 돌리고, Ad-aware도 reference 파일이 업데이트 되는 주기에 맞춰 돌려주는 편이다. 혹자에 따르면, 어차피 이런 작업들이 결정적인 순간엔 별 도움 되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기도 하나 사소한 부주의들로 국가의 기간망 일부가 다운되는 경우들을 종종 보면서 방역하는 기분으로 내 PC를 샅샅이 뒤져보는 것을 즐긴다. [결벽일까? 그래, 윈도우에서 파란 화면 터지는 날은 무조건 윈도우 다시 까는 날이다.]

스파이웨어트로이목마 프로그램들이 너무나 교묘하고 집요한 모양이다.[정보는 돈이다!] wired-PC로 처리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는 형국이다. 긴요하고 실용적인 업무를 하는 비중은 매우 낮으며 인터넷 결제도 가뭄에 콩 나듯 치러지는 것이 나의 경우이지만, 보안의 중요성에 필요 이상으로 집중하는 나로서는 결코 그러한 ‘정보 해적들’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정도 너스레를 떠는 걸 보면 - 내가 보안집착증으로 해석되지 않는다면 - 당신의 PC 보안 상태를 한 번 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제일 위험해 보이는 이들이 PC방에서 신용카드로 인터넷 쇼핑하는 사람들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PC 방역 작업을 감행하였다. AD-FREE는 동생이 깔아놓은 active-x를 잡아냈고, Ad-aware는 잡다한 트랙킹 쿠키들만 제거하였다. V3는 안철수연구소에서 내 한가로운 메일함에 항상 업데이트 통보를 해주시는 바람에 최신엔진이 돌고 있으니 신경쓸 일 없다. 내친 김에 비밀번호 변경 작업까지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중요계정마다 암호를 교체하다가 다음에서 제공하는 “PC지킴이”란 웹기반의 악성코드 제거 페이지를 발견했다.[다음의 한메일 우측상단에 배너로 표시됨] AD-FREE나 Ad-aware를 돌려봐도 별로 잡아내는 것이 없는 터라 이 녀석을 한 번 시험삼아 무려 active-x를 깔면서까지 실행시켰다. KIMLAB이란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였는데, 인지도가 그래도 없지는 않은 편인 모양.

어이없게도 돌리자마자 악성코드를 22개나 잡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C 파티션의 15기가를 샅샅이 뒤져 25개를 찾아냈으며, 심지어 ‘Trojan Download’로 분류되는 악성코드까지 잡아내더라. 다음과 KIMLAB에게 없었던 정이 샘솟을 지경이었다. 목욕탕 가서 시원하게 밀어주는 때밀이를 만난 기분일까.

문제는 검사가 끝나고 ‘치료’를 클릭하자 발생하였다. 어이없게 핸드폰 결제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결제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었으나 역시 인터넷상거래 최고의 재간동이인 ‘휴대폰 결제’에 적절한 금액 1500원부터 시작이었다. 그것도 1500원에 겨우 1주일간 Free-pass였다. 아무래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PC지킴이’를 돌리는 것은 오바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나는 자연스레 KIMLAB, ‘PC지킴이’의 진단을 무시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매일매일 PC 지킴이를 돌리라는 카피가 꽤나 거슬렸고, 순순히 1500원을 내 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네들이 장사를 하기로 마음 먹고 사소한 코드를 트로이목마나 스파이웨어로 몰아도 나 같은 평범한 유저는 알 수 없을 노릇이다. 그리고 윈도우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코드들이 잔뜩 아니던가. [직접 제거하기도 귀찮게 문제시되는 파일의 위치는 제대로 표시되지 않게 해놓았더라.]

나는 페이지를 그냥 닫아버렸으니 지금도 내 PC 어딘가에 Trojan Download 프로그램이 돌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드가 괜시리 돌때마다 신경이 꽤나 거슬릴 것이다. 결국 이 지루한 긴 글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란, 모두들 한 번 쯤 PC 보안에 대해 신경 쓰실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Daum에서 소개하는 KIMLAB의 PC 지킴이’는 돌리면 괜히 기분만 찝찝해지니 결제할 각오(!) 없이는 돌리지 마시라는 말씀. 둘이 서로 모순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알아서 잘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윈도우를 정기적으로 새로 깔아주는 것이 정답일텐데, 아시다시피 그것처럼 하기 싫은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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