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본 아빠들은 자녀계획에 있어 둘부터 혹 셋까지도 낳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째 한국의 출산율은 줄어들기만 하고 있는 중이란다. 여성 1인당 1.08명 출산, 둘이 짝을 지어서 하나를 낳으니, 한국인의 쪽 수는 반토막 나고 있는 중이다. 민족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국력 걱정 - 과연 누구를 위한? - 및 밑도 끝도 없는 국민연금 수령 가능 여부에 대한 중대한 의심은 미뤄두더라도, 각박한 세파에 시달려 종족 번식도 곤란한 우리 수컷 암컷 들이 안타깝다. 전세계 평균은 2.6명이라고 하니 지구인이 없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며칠 전 동네 닭튀김집에서 담배를 피워물다 건너편에 갓난쟁이가 있는 것을 보고 주저했다. - 하지만 아기가 호프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맞다, 흡연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지쳐보이는 아기의 엄마가 너무 치킨이 먹고 싶어서 하나를 품에 안은 채 또 한 명의 어린 딸까지 손 붙들고 번잡함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직접 찾았나 했다. 언제나처럼 무성의한 아빠는 일요일 낚시 가서 안 오나 보다 싶었으나, 곧 등장한 아빠는 딸을 한 명 더 데리고 있었다. 세 자녀와 만만찮았을 봄나들이를 치뤘을 두 부부의 피곤한 표정을 보며, 그들이 겪고 있을 ‘육아의 난’과 미래의 비용을 굴려보았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외양 탓일까 그들의 애국행위(?)가 다소 미련해보였으니 나도 1.08 추세를 함께 살고 있는 중이다. 아마 품에 안긴 막내는 아들이었을까.
언젠가 한석규가 자녀들을 넷이나 낳았다고 자랑하던 것이 그의 은근한 재력 자랑으로 얄밉게 보였다. 내가 만난 평범한 아빠들도, 엄마들도 그처럼 그럴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 바란다. 그렇게 되면, 늘 아둥바둥 열심히 급하게만 서식하는 한국인 인구가 반토막나진 않을텐데, 그렇다고 그게 맞을까? 우리 다수가 악착같이 살아내야만 하는 오늘의 구조와 그 이유 즈음에 진정한 정답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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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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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5th, 2006 at 10:40 pm
이전구
경기가 나빠진 것과 출산률의 저조와 분명 상관이 있겠지만, 옛날 사람들이 먹고 살기 넉넉해서 자녀를 많이 둔 것은 아니겠지요.
‘넘버3′에서 말한 ‘조폭 영화에 아이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주목합니다.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만큼 돈이 없기 때문에 늘 가난한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May 16th, 2006 at 9:23 am
케이제이
희망이 없다는 지적도 동의하네만 역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 언제는 말세가 아니었을까. 그것보다 나는 한석규 씨[이 양반은 좀 억울하겠군] 같은 case를 콕 찝어 얘기한만큼 부 - 곧 힘 - 의 양극화 및 자원배분의 문제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그 얘기는 별로 못 풀었네.
그리고 옛날과 비교하려면 유의해야 할 두 가지가 있겠는데, 첫째로는 현대의 간편한 피임과 현대인의 회임능력 저하 - Sexless와 불임 증가 - 와 둘째로는 자녀가 부모개체에게 부가가치를 생산할 확률이 옛날처럼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들 수 있겠지. 비싼 교육도 시켜야하고, 대학도 보내야지, 집까지도 사줘야하니 부자가 되려면 차, 요트를 사지 말 것이 아니라[from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자녀-테크를 피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을 일이야. 농경사회에서야 다산은 곧 노동력의 증대로 축복받을 일이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