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비가 왔다. 비에서 봄 냄새가 나는 것이 어느덧 3월, 겨울은 저 멀리 가버린 것만 같다. 사람살이, 먹은 나이만큼 속도가 붙는다더니 세월만 30Km 대로 가속하여 잘 흘러간다. 봄 내음을 아는 것, 여러해살이 생물이다 보니 가능한 일, 그렇기에 이 순환도 즐길 수 있는 것이겠지.
비가 오면, 출퇴근에 길도 막히고 우산 펴고 접느라 성가시기도 하지만, 요즘은 우산과 관련한 이 이야기 - 유산으로 740개의 우산을 선물한 공무원 - 가 떠올라 이런저런 생각에 젖는다. 사소한 우산 하나, 세상에 보내기에 얼마나 좋은 선물인가.
우리가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것들이 우산 한 번 건네는 사소함보다 크기 쉽다는 생각은 어쩌면 우리의 많은 착각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위 사연도 좋고, 일요일마다 닭고기를 먹자고 약속했다는 프랑스의 어느 왕도 좋고, 사방 백리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하라는 어느 문중의 가훈도 좋다. 나도 모든 사람들이 금요일마다 삼겹살을 구울 수 있게 했음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지내는데.
모두 다 TV에 나오는 1%처럼 살고 싶어했던 것은 아니다. 가끔 조촐한 고기집에서 고기나 구우면서 즐거울 수 있던 소박한 사람들 - 염동일? - 에게까지 자본주의계는 욕망을 쉼없이 계속하여 재생산시킨다. 주상복합을 사고, 외제차를 사고 와인바에서 애인을 만나라 - 장준혁’s life? - . 애석하게도 재화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는 법, 욕심과 다툼과 시기만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환자를 위해서, 부강부국을 위해서, 좋은 세상을 위해서? 그런 훌륭한 분들이 어디 우산이라도 한 번 따뜻하게 나눠써봤던가. 다 자기 성을 짓는 데에만 바빴지.
그 우산에는 “건강하세요” 한 마디가 새겨있었다는데, 이 또한 우리가 타인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따뜻한 인사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온 봄에도, 올 한 해도 건강하시길! 봄 인사 끝.
그리하여, 나는 절친한 친구 아들의 돌잔치를 맞이하여 우산을 가지고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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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하나. 근데 구청 하나에 740명이나 근무하다니… 란 생각을 나만 했을까?
덧 둘. 삼겹살은 이제 너무 비싼 취미다.
주1. “염동일”, “장준혁” 관련하여는 MBC드라마, “하얀 거탑”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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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Comments feed for this article
March 8th, 2007 at 6:09 pm
이전구
삼겹살이 비싼 취미라는 말씀에 동의를 표합니다. ^^
March 10th, 2007 at 9:55 am
케이제이
2500원씩 모아서 삼겹살 1인분, 소주 한 병 가늠하던 시절도 재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