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글에서 언제나 만원버스인 5711을 보며 그 배차간격을 답답해 해보기도 했었다. 위 사진은 어제 출근길, 뒷문에 대롱대롱 턱걸이로 매달린 채 서강대교를 건너면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내 바로 뒤부터 발을 동동 구르는 열 명을 두고 버스의 뒷문은 닫혔다.

그럼에도 저 느긋한 안쪽의 사람들은 담소 따위 나누며 말 그대로 강건너 불 보듯이다. 얼핏 보아도 조금씩 좁혀 타면 대여섯 명은 더 탈 수 있어 보인다. 차의 가운데에서는 몇몇이 서로 몸을 밀고 당기고 “골 밑은 전장”인데, 누구도 안으로 한 발자국 씩만 들어가라고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한편으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걸어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놓고 고민하는 내가 다행스러웠다. C에게 씩씩거리며 이 사진을 보여주니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라며 씁쓸해했다. 5711이 문제일까? 저 뒤에서 한 발자국도 출근길의 낯선 동행들을 위해 안 움직여주는 우리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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