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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매직’이란 제목만 듣고서 강동원을 마술사로 만드는 신기한 드라마인가 의심(?)했었다. 지난 일요일까지 4회가 방영된 지금, 오히려 마술사가 되는 것보다 더 기상천외한 설정들이 등장인물 넷의 본격적 ‘연애전쟁’을 위해 깔리고 있는 중이다. 강동원과 [나름대로 신선한] 양진우가 그들 삶에 Magic을 걸었다. 김효진(극중 윤단영)의 오빠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두 사람, 강동원(극중 차강재), 양진우(극중 이선모)은 그 사실을 철저히 감춘 채 김효진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들의 Magic은 이미 8년이나 진행되어 돌이키기 어렵다. 자본주의와 연애전의 최고 승부사로 그려지는 강동원은 망나니 아버지와 연도 끊고 신분 상승을 위해 질주하나 그 죽음에 얽힌 죄책감에 시달리고, 귀여운 가출소년 양진우는 김효진에게 빠져 8년동안 자기가 효진의 친오빠라며 ‘변태 사기극’을 진행중이다.
SBS는 ‘SBS Time’에 강동원 카드로 쇼부 중이다. 이에 KBS에서는 무려 350억을 들여 을 걸었으나, ‘노도 없이 초고속 항진이냐?’ 등의 조롱이 터지는 것과 아무래도 불안한 김명민 탓에 그쪽도 심히 걱정스럽다. SBS가 과연 선방할런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강동원 없는 은 생각하기 어려울만큼 꽃미남 강동원의 위력은 막강하다. ‘곳곳에 얼굴 들이밀어도 꼭 못 뜨는’ [안타까운] 정소영은 카메오로 출연해 그와 키스 한 번 했다가 곳곳에서 날아드는 살기를 느껴야할 정도였단다. 대사가 안된다는 클레임도 접수되지만, 강동원은 지금까지 그와 동행했던 다소 순박한 이미지를 아예 털어버리고, 냉혹한 승부사로 변했다. 특히 여자들에게 그가 던지는 작업멘트의 강렬함 때문에 큰 착각(!)에 빠져 이상하게 구는 남자들이 생겨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는 김효진은 충분히 합격점(!), 엄지원은 대체 누가 미는지 참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양진우는 쌍팔년대에나 먹힐 마스크인것 같은데…
위처럼 어이없는 설정과 불안한 배역 탓으로 철벽인 ‘SBS Time’ 이 위험하다며 호사가들은 신이 났다. 그럼에도 나는 김효진 때문에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볼 예정이다. 꼭 애국 이데올로기가 필요할 때마다 등장하는 성웅 이순신에 대해서 궁금해하기 보다는, 선남선녀들의 어이없는 로맨스나 지켜보는 것이 주말의 10시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별 수 없는 건가?
덧. 드라마의 여자 탤런트에 이렇게 열광해보기는 고교 시절 MBC, ‘TV 씨티’에서의 김지호 이후 실로 오랜만이다?
재작년 여름 모두를 열광시켰던 그들이 돌아왔다. ‘네 멋대로 해라’의 이나영과 인정옥, 2년만에 아일랜드(Island Ireland?)라는 뜬금없는 제목과 소재로 수목 미니시리즈의 같은 자리로 돌아왔다. ‘네 멋…’의 박성수 PD는 지난 ‘나는 달린다’에서 홀로 돌아왔다가 에릭만 띄워주고 물러간 바 있다. [’한결같은’(?) 채정안 탓이 크다.] 덕분에 인정옥 ‘스타’ 작가도 더욱 부담이 많았을까? 아직 2회 밖에 방영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모저모 흠을 잡는 것은 다소 짖궂은 처사일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소개차 몇 가지만 꼬집어보기로 하자. [나, ‘풀하우스’ 종영까지 양보했다!]
‘아일랜드’를 보며 ‘네 멋대로 해라’의 정겨운 그네들이 다시 그리워진 것은 나만의 고민이 아닐 것 같다. 이나영과 윤여정이 돌아왔지만, 양동근과 공효진과 신구와 이동건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이 그리워지는 이유란 ‘아일랜드’가 ‘네 멋…’의 등장인물 구도와 아직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들엔 그들을 카피하기에 급급한 연기자들이 어색하게 ‘인정옥식’ 대사를 읊조리고 있다.[모두 그러니 이도 문제?] 혼잣말인지,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는, 왠지 무성의한 말투 말이다. 에로비디오를 보지 않았다고 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김민정은 ‘네 멋…’ 최고의 캐릭터 공효진을 당해내기 어려울 것 같고, ‘김민준’은 아무래도 대사가 적은 편이 그의 매력을 더 살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일랜드’의 MBC 홈페이지 표기가 Ireland인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웬 아일랜드?’라는 어색함을 피하기 어려웠다.[작가의 쓸데없이 난해한 설명을 듣자니 island와 Ireland의 중어법 장난이라도 하고 있는걸까.] 이국적인 코디를 거뜬히 소화하는 이나영이 있어서 아일리쉬 걸의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었겠지만, IRA로 삶이 얼룩진 입양아가 한국에 돌아와 오빠와 연인으로 얽힌다는 설정은 꽤나 억지스럽다. 김민준을 이나영에게 아일랜드의 눈 파란 오빠와 오버랩시키려는 작가의 안간힘은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할 지경이다. 거기에 엇갈린 사랑[결혼과 동거 상황에서 swap?], 남매간의 사랑은 인정옥 작가가 앞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더욱 의심이 드는 부분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나영 때문에 ‘아일랜드’에 무조건 항복하는 바이다. 아일리쉬처럼 차려입은[아일리쉬를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이나영을 보면서 한국 여배우 중에 저런 코디를 저렇게나 멋지게 소화할 이가 몇이나 될까 경탄하였으며, ‘네 멋…’의 전경 캐릭터는 매번 보아도 즐거울 수 밖에. ‘아는 여자’와 ‘아일랜드’ 두 작품 모두 이나영을 점찍어두고 쓰인 작품이라는 데에서 그녀의 독특한 매력과 그 위력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지도 않고 알았어요?” “눈이 크잖아요”라고 장난스레 대답하는 그녀는 정말 눈이 크다!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 수록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분명 ‘네 멋대로 해라’의 그늘을 벗어나야 하는 것은 인정옥이나 이나영에게 큰 과제로 남아있다.
관련 링크
MBC 수목미니시리즈 ‘아일랜드’ 공식 홈페이지 http://www.imbc.com/broad/tv/drama/ireland
MBC의 월화 드라마를 보았다면, 이번엔 SBS의 수목으로 가보자. MBC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어설픈 흉내에다 명세빈 미스캐스팅이 겹쳐 꽝이다”로 그 흐름이 잡히는 것 같던데, 안 봤으니 아직 노커멘트. 이 쪽은 김현주가 좀 힘이 빠지는데, 젠틀하고 멋진 지진희가 커버하고, 누구 10억 벌어줄 모양이니 그 사기를 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결국 “10억 담론”이 이렇게 드라마까지 넘어오더라. “10억 담론”의 어이없음이란 인세 받아서 결코 10억 못 벌 것 같은 책들이 10억 벌어준다고 호기 좋게 장사를 하고 있으니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거 쓴 치들이 너무 진실해서 ‘그들만의 財테크’를 공개해야할 시대적 사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같지도 않던데 말이다.
이 드라마는 10억 벌어준다고 해놓고선, 도무지 절약 부분 말고는 아무 것도 ‘리얼리티’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꽃집 운영 하는 부분에서 하다못해 동네에서 군고구마 장사하는데 필요한 고민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자, 차리자” 하면 차려지고, 꽃꽃이를 언제 배웠는지 모를 귀염둥이들을 가게에 데려다놓으니 꽃과 나무들도 알아서 무럭무럭 잘 큰다. 소꿉장난 좀 하다가 한 달 만에 ‘팔자’ 하니 그대로 돈도 안 까이고 팔린다? 장사가 어디 그렇던가!!
절약 부분은 잘 그려지는 듯도 싶은데, 화장실에서 세 사람이 큰 일을 보고 난 다음에야 물을 내린다는 설정은 심한 거 아냐? 여담이지만, 더 답답한 프로가 ‘10,000원으로 버티기’인가 하는 오락(?) 프로이다. 지난 주에 우연히 보다가 놀란 장면이 조정린이가 절약한다고 XX하는데, 과자 부스러기가 하나 땅에 떨어진 것이다. 그랬더니 카메라가 “어쩌죠? 어쩌죠?”하는 난감한 시선으로 과자 ‘부스러기 하나’를 비추더라. 보는 순간, 그거 찍은 피디부터 그 과자를 통째로 얼굴에 부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10,000원으로 버티는게 오락이 되버린 것도 어이 없는데, 그에 대한 몰이해는 역겹기까지 하다.
에, (다시) 그럼에도 선남선녀의 ‘전연애단계’(pre-romance, by milkwood)를 지켜보는 것은 즐거워라. 분명 서로 좋아하는데, 아직 서로의 마음을 자신들도 잘 모르니, 알 듯 모를 듯 애틋한 사랑이라. 먼저 좋아한다 말하기엔 괜히 아직 억울하고 손해보는 듯한, 뭐 그런거 말이지. 요즘은 꼭 전연애단계부터 ‘피치 못할 동거’가 시작되더라? ‘옥탑방 고양이’처럼 아예 그 단계로 가야 ‘동거드라마’로 찍히는 실정이고, 그냥 둘이 한 집 사는 건 다반사인걸 보면, 요즘은 ‘쿨’한 양반들이 참 많이 사는 모양이야, 글쎄? 아무튼 결국 드라마를 끌고 가는 것은 지진희와 김현주의 힘, 다른 것은 언제나처럼 뭉뚱그려진 채로, 환타지 드라마처럼. 꼭 요정과 마법이 나와야만 환타지가 아니잖아.
선남선녀의 이야기를 돈과 더불어 다루어보려는 SBS의 기획의도는 제법 적절해 보였다. 이제 본격적인 머니-게임을 할 모양이니 더 지켜봐야겠지만(안 지켜봐도 돼!), 여전히 환타지로 흐를 위험성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어쩌면 SBS는 지난 ‘줄리엣의 남자’ 때처럼 거대 M&A 게임을 하면 시청자가 못 알아 듣는다고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전연애단계’를 훔쳐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일인가?
덧. 위에서는 “10억 담론”의 저자들을 이해 못한다 했지만, 저자들이 자비 출판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거짓말 책 써서 손해볼 것이 한 개도 없다. 작은 수익도 곳곳에서 창출할 것, 이것이 재테크의 기본이 아니던가?
사랑은 타이밍이다.
옛사람을 덜 사랑했기 때문에 헤어진 건 아닐 것이다.
서로의 상황이 맞을 때, 그 때라는 것이 평생의 짝을 정해주는 것 같다.
- MBC 공식사이트, 기획의도에서 펌..
위와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이 요즘 스크랩하기에 인기더라. 지루한 겨울도 지나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니 가슴에 바람 넣기 좋은 “때”이리라. 아쉬웠던 지난 사랑을 이루지 못 하였음에 “때”를 탓해보는 것은 적절한 일일 것이며, 어쩌면 그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도입에서 ‘기획의도’를 퍼온지라 같이 고민하는 척 해봤지만, 난 단순한 이 드라마의 팬이다, 팬! 뉴욕대 나와(극중에서도 뉴욕대 출신인건 코미디.) 취미생활로 연예 활동할 것 같은 이서진, 언제나 깔끔하게 이쁜 여자 이은주, 아무래도 요즘 최고의 ‘쿨가이’ 에릭, 왜 션과 사귀는지 도무지 이해 안되는 정혜영. 네 사람 다 맘에 드는데다 그들을 둘러싼 시간과 머니게임이라니 강추.
자본과 조건의 대역전 상황! 철없고 무모했던 그들의 어린 결혼생활은 처참하게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는 동안에 코맹맹이 목소리 내며 세상 편하게 살던 부잣집 아가씨는 파출부(리빙헬퍼? –;)를 뛰며 한 집안을 컨트롤하는 어엿한 가장으로 변했고, 주유소의 더벅머리 총각은 에쿠스를 몰고 다니는 K-River(I-river라 그러지, 뭐야 –;)의 핸섬한 사장으로 변했다. MBC의 기획 의도를 끝까지 읽어보면 결국 둘이 다시 사랑을 회복하는 방향일 것 같은데, 사실 그건 별로 관심없다?
이 드라마가 보여줄 사랑의 타이밍論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Love & Sex”의 그것처럼 매끄럽게 다뤄내지 못할 것이며, 10년의 장구한(?) 이야기를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담아낼 생각도 결코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강렬한 “머니게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남자 이서진과 ‘백마 탄 기사’라고 하얀 에쿠스를 모는 유치한(?) 설정의 에릭, 둘의 대립구도. “돈이 없으면 안된다”를 뼈저리게 겪고 보란듯이 일어선 야심찬 사내와 “구차하지 않을만큼만 있으면 되는게 돈”이라고 뇌까리며 돈에 관심 없다는 쿨한 녀석. 나 역시 에릭에 손을 들어준다면, 이는 내 유치함의 발로인가?! 그리고 10년 동안 돈이 없다보니 현명하고 사려깊은 여자로 목소리까지 변해버린 이은주. 이 드라마는 결국 ‘사랑 불구가 된’ 이서진이 자본을 마다하고 다시 사랑을 회복한다는 자본주의의 오랜 새빨간 거짓말로 흐를 것이다. 뭐 그러려니…
문제는 10년이란 말이지. 난 아직 2년2개월 이상의 세월을 가늠할 수 없다. 내게 시간이 구체적인 물리량으로 가장 크게 다가온 적이 군대에서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며, 분명 철 난지 10년 안됐기 때문이다. 어린 내가 ‘10년의 세월’을 어떻게 가늠이나 해볼 수 있겠느냐 말이다. 시간이 정말 프레임 하나 차이로 바뀌는 10년처럼 흐르기도 하나?
작년 MBC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는 말그대로 ‘신드롬’을 사회에 일으킬 지경이었다. 복수와 경과 나래, 셋의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삼각관계의 전개는 진부한 드라마 작법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넘치는 신선함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하였으며, 그들의 ‘제멋대로 사는, 당당하고 열심인 삶’은 요즘 젊은 세대의 희망사항, 그리고 엄연한 현실의 두 축과도 그리 멀지 않아 장안에 숱한 화제를 남겼다. 해가 바뀌어 ‘맛있는 청혼’, ‘네 멋대로 해라’의 박성수 PD는 이경희란 새로운 작가를 맞이하여, 같은 시간대에 ‘나는 달린다’를 내놓았다. ‘나는 달린다’는 ‘네 멋대로 해라’를 연출한 PD의 명성 덕에 그 시작을 언론과 팬들의 집중과 함께 하였으나, 종영이 가까운 지금에도 ‘네 멋대로 해라’가 사회에 불러일으킨 반향과는 감히 비교할수도 없다는 것이 중론일 것이다. 여기서는 ‘나는 달린다’가 왜 재미없는지 짚어보도록 하겠다.
우선 김강우와 채정안의 사랑을 드라마 전개의 가장 큰 축으로 삼아야 할 멜로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로맨스에는 그다지 흡입력이 없다. 처음에 그들에게 주어진 갈등의 양상은 - 드라마 소개자료에 따르면 - 누구나 사랑하는 여자, 채정안이 상처받을까봐 자신을 피하는 김강우와 어떻게 연인사이로 맺어지는가였다. 그러나 둘의 실강이는 극 초반에 단편적으로만 제시될 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며, 중반으로 넘어가자 자연스레 둘은 연인 사이로 골인했다. 이제 종영까지 겨우 두 회를 남긴 지금, 그들에게 정말 큰 갈등이 되어야할 그들의 힘든 사랑과 엄연한 현실과의 대결은 회피되고 있고, 해결의지조차 미미하다. 이는 꼭 서사의 탓만이라기 보다, 배우들의 연기부족에서 기인할 수도 있겠다. 김강우는 드라마가 처음이라 초반 연기에서는 잦은 어색함을 보였으나, 그래도 중반이 넘어가며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정안의 부족한 연기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한 편 내내, 아니 시리즈 방영기간 내내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제작진은 이들의 부족한 연기 탓에 초반의 갈등 형상화에 실패하고, 극 중반 이후부터 그들이 빚어갔어야 할 갈등 구도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삼각관계를 이루기로 예정되었던 김은주(극중 조영지)는 삼각관계로 발전하기보다 그저 강우와 정안의 사랑의 촉매제 역할로 전락하였다. 그렇게 되다보니 김은주와 김정현의 로맨스도 무미건조해졌다. 결국 드라마가 카메라를 가장 자주, 따뜻한 시선으로 비추는 곳은 에릭과 김서형의 로맨스이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김서형과 사내냄새 물씬 나는 양아치, 에릭과의 사랑이란 진부한 공식이었으나, 김서형의 신선한 연기와 에릭의 다소 어색하지만, 그만의 매력이 넘쳐나는 연기 덕에 이들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겨우겨우 드라마가 흐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네멋대로 해라’와 ‘나는 달린다’가 많이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서 심히 소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과 자신만의 세계가 깊은 고복수와 신무철은 닮아 있으며, 부유하고 풍족한 집안 출신이나 가족의 진정한 의미는 파괴되었던 전경과 강희야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면을 만드는 PD의 솜씨는 ‘네 멋대로 해라’만큼 역시 깔끔하고 빼어났다. 하지만 서사 전개에 있어서의 미숙함, 그리고 연기자들의 부족함은 시청자들의 눈에 그대로 밟히는 요소들이 되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과연, 잘나가는 PD와 새내기 작가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작용할까? 작가는 그저 유명한 PD의 비위를 맞추기에만 충실하지는 않았을런지. 서사의 탄탄함과 배우들의 연기의 뒷받침 없이, 그저 보기 좋은 영상을 만든다고해서 화려한 뮤직 비디오와 같은 매체들에 이미 익숙한 시청자들은 이제 집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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