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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소리를 이 지구에 만들어내고 있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서로의 소리만으로 서로를 알 수 있다?
음악을 따라가면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이 판타지 영화의 무리한 구성이나 억지스러운 전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크게 의미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화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기만 하는,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인 “음악”은 우리에게 음악 그 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영화는 음악이란 기류의 파동이 어디서부터 기원하는지 잘 잡아내고 있다. 영화의 처음은 소년이 들판에서 바람의 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 “봄날은 간다”의 그 아저씨가 떠오른다. 시골의 고아원에서 자라 숲의 소리들에만 익숙했던 소년은 온갖 소리의 공해인 도시를 마주치고선 무한한 소리들을 만나며 기쁨을 만끽한다. 그에겐 뉴욕 자체가 하나의 교향곡이다. 들었으면 다음은 표현이다. 모든 소리를 음악의 언어로서 받아들이는 그에겐 음악적 영감이 넘쳐난다. 자신의 감정을 자유로이 악기와 오선지에 담아 헤어진 부모를 음악으로서 찾는다. 이제 소리가 음악이 된다. 유년시절의 우리도 피아노학원의 주입식 레슨이 아니라, 피아노를 피아노로서 접할 수 있었다면 바이엘에서 좌절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서류 한 장 없이 줄리어드에 들어가는 아들에다 잘나가는 샐러리맨과 멋진 기타리스트의 변신이 순식간인 아빠와 십년만에 첼로를 잡아도 센트럴파크에서 공연하는 엄마, 천재 음악가족들의 별난 이산가족 상봉담이지만, 좋은 음악 덕분에 영화는 충분히 “들어줄” 만하다. 인간과 소리와의 관계, 그것이 음악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었을 텐데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았을까.
덧. 영화 속 부모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미션 임파써블 3″에 나왔다는데 기억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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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들은 다시 안 올 듯 지나가버렸고, 행복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불투명한 내일의 우울함에 시달리기도 하는 삶이다. 나이 들면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은 기억력의 감퇴 때문이라는 이야기처럼, 우리가 살 수 있는 인생은 그저 지금일 뿐, 과거를,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다. 찰나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우리는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 그 때의 바람, 그 때의 하늘, 이젠 다시 만날 수 없는.

한 때 그랬었던 - Once - 기억들, 그럼에도 계속되는 인생에 보내는 작은 위로가 이 영화에 담겨 있다. 한 때 누군가들과 이루었던 화음에 대한 기억들을 우리는 가슴에 담고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라는데, 쓸쓸한 거리에서도 우리가 꿈 속으로 도망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이웃들이기 때문이진 않을까 생각해본다. 꼭 영원이나 사랑과 같은 거창하고 무거운 말들이 아니더라도, 다만 멀리서도 얼굴 알아보고 손 흔드는 따뜻함 말이다.
[Once OST links]
fallen from the sky, Falling Slowly, If you want me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제이슨 본, 주말까지 잔업에 시달리는 통에도 꿋꿋이 영화를 챙겨보았다. 영화는 3편까지 끌고 온 부담을 무난하게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정도였다. 바쁘게 짧았던 1시간 50분의 러닝타임, 지난 편들처럼 쫓고 쫓기며 세계를 누비다 영화관을 나섰다.

“블러디선데이”의 폴 그린그래스는 이 시리즈로 인해 자신의 이런저런 실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스키 타다 뒹굴며 넘어질 때의 기분이랄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피사체가 눈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 긴박함이 탁월하다. C가 “슝슝슝”이라고 표현한 본의 격투 장면은 “해피피트”의 음악을 맡았던 파웰의 솜씨까지 더해져 모두의 숨을 멎게하는 그린그래스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거기에 군중들 속에서나 차를 타나 날렵하고 시원한 화면들이 가득하다. 워털루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라는 본의 말을 듣는데는 나도 같이 철퍼덕 주저앉아 숨고 싶었다.
본 시리즈의 특징은 계속되는 긴박한 활극 속에서도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진행이다. 헬기를 향해 차를 던지지도 않고, 도로에 요트까지 늘어놓지 않는 차가운 현실성이 매력이다. 다큐멘터리에 능한 감독답게 “KBS 인간극장”의 CIA요원 에피소드의 구도로 보일 정도이다. 본은 어떤 첩보물의 요원들보다 더 강력하고 민첩하지만, 그는 그저 투박하고 과묵한 아저씨이다. 세상에서 제일 잘 싸우면서도 누구보다 싸우기 싫어하는 그는 인기가수도 직업일 뿐이라고 외치던 어떤 가수처럼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 치우듯 적들을 제압하며, 빨래 걷으러 나온 듯 지붕과 지붕 사이를 뛰어넘는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시절부터도 이미 ‘그들’은 모든 걸 알고 있었는데, 구글도 미 정부에 협조한다는 9/11 이후의 지금은 어떠할까. 시리즈가 길어지다보니 - 꼬리가 길어지다보니 - 아쉬운 부분들이 없을 수는 없다. 모든 전화통화를 듣고 있으며, 타국의 CC-TV까지 조작할 수 있는 마당에 어찌하여 본이 뉴욕을 태연히 걸어다니게 둘 수가 있는가.[당신이 이 글을 읽고있다는 것도 어딘가에 분명히 남아있을 것이다.] 영화는 뉴욕부터 모로코까지 줄기차게 세계를 누비는데 한편으로 본은 무슨 돈이 있어서 저렇게 계속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까도 궁금했다.
이번 편의 히로인은 우연찮게 얼마 전에 친구 S가 거론했던 줄리아 스타일스이다. S는 그러한 스타일에 매료된 적이 있다고 고백했지만, 그녀는 어쩐지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 어울리는 배우인지도 모르겠다. 오션 시리즈에서는 늘 2%가 부족해 조롱받던 맷 데이먼이 이 시리즈에서는 고뇌하는 첩보원의 묵직한 내면 연기를 소화해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첨단장비라고는 오직 대포폰이 전부인 본처럼 그도, 이 영화도 세 편을 거치며 묵묵히 성장한 것이다.
영화의 결말은 문제의 “블랙브라이어” 작전에 대한 공개 청문회가 열리고, 관련된 요원들이 연행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과연 미국의 공작이 줄어들까? 아마 화이트, 레드, 블루 브라이어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본과 같은 요원은 수천개의 공작 작전들의 일부일 뿐이며, 그 중에서도 장기판의 말 하나일 뿐인 것이다. 블랙브라이어는 어쩌면 실존하는 “블랙워터”에 대한 패러디인지도 모를 일이다.
따질 사람을 찾아 무려 세 편이나 세계를 헤맨 본은 결국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았다. 답은 언제나 그렇듯 멀리 있지 않았다. 세 편 중 마지막이 가장 나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보기드문 3부작이라고 본다. 이후로 다시 본을 보기 어렵게 되었으니 첩보물 장르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마음이다. 앞으로 데이빗 웹 대위는 뭘하고 살까 궁금해진다. 아, 아마도 줄리아 스타일스와…
(KJ ★★★★☆ 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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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는 천재요리사 쥐의 파리 레스토랑 개업기를 그려낸,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퍼드 감독과 Pixar의 참으로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이번 여름은 챙겨볼 만한 영화가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 것들 중 제일 좋았던 작품을 꼽으라면 바로 “라따뚜이”를 들고 싶다.
“토이스토리”부터 발전해 온 픽사의 CG, 이 영화에서 에펠탑이 놓여진 파리 야경을 보고 있노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파리로 떠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해졌다. 회화 풍의 도시야경과 요리하는 냄새가 피어날 것 같은 주방의 정교한 재현에다 한결 보기에도 편해진 캐릭터들이 익살스럽고 개성 있는 면모까지 갖추었다.
미키&미니 커플 이후, 이렇게 사랑스럽게 그려진 쥐들은 없었다. 더구나 요리책과 TV 요리쇼를 즐겨보고, 전설의 요리사와 마음 속으로 대화하며 자아실현을 해나가는 쥐라니 얼마나 기특한가. 전설의 요리사 ‘구스토’가 요리와 제일 안 어울리는 존재일 작은 쥐에게 전파한 것은 용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지혜였다. 다만, 영화에서 쥐들을 도둑이라며 부끄러워 하는 주인공 ‘레미’의 ‘미운 새끼오리’ 오버센스는 다소 부자연스럽다. 쥐들은 인간이 아니며, 그러할 필요도 결코 없다.
최근 사이버에서도 이슈되고 있는 요리점 평가놀이, 영화에서도 깡마른 평론가 - 피터 오툴 분 - 로부터 혹평을 받아 레스토랑이 기우는 것이 영화의 발단이 된다. 그러한 평론가를 ‘쥐가 한 시골요리’ - 라따투이? - 가 감동시키는 장면은 누구나 하나 쯤 가지고 있을법한 음식에 얽힌 추억을 찾아보게 한다. 당신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식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과연 쥐가 어떻게 요리하는지 궁금하다고? 픽사의 솜씨를 직접 보시라. 두 시간 내내 화면에 담겨진 맛깔스런 요리들과 레스토랑 근처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배가 고파온다. 요리는 종합예술이다. 풍부한 시각적인 자극만으로 “라따뚜이”는 하나의 맛깔나는 요리이다. 영화가 끝난 후에 찾아갈 좋은 레스토랑을 준비해두고 이 영화를 드시러 가시길 권한다.
C가 영화관을 나서며 말했다, “나도 용기가 생겼어”. ‘이고’(극 중 평론가)도 이야기했다, “진실을 가져오게”라고. 자, 요리는 진심에서부터.

( KJ ★★★★ 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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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ppee-Ki-Yay!”
다이하드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고대하던 다이하드 4 개봉을 맞이하였다. 제법 댄디했던 맨발의 형사 - “허드슨 호크” - 가 이제 전쟁영웅 - “태양의 눈물” - 의 모습으로 12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영화는 모든 길이 인터넷으로 통하게 된 Web 2.0 세상에서 “다이하드” 그 첫번째 편이 가졌던 진실된 아날로그에 대한 오마주로 보인다.
“자넨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형사야.”
미국의 중심을 넘어 세계의 중심이라는 뉴욕의 경찰, NYPD 존 맥클레인은 세계의 경찰국가라고 우기는 미국에 대한 메타포 그 자체이다. 냉전시대가 끝나고 스타일이 점점 구겨져가는 미국처럼, 섹시하고 날렵하던 맥클레인은 머리가 완연히 벗겨지고 몸도 프로레슬러처럼 둔해졌다. “16 blocks”에서의 우울한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는 것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다. 문자메시지 보내는 방법도 모를 것 같은 맥클레인은 이제 퇴물이다?
“꼭 잊을만 하면 망할놈의 테러범들이 나타나서”
잊을만 하면 테러범들과 얽힌다는 맥클레인, 이번에도 능청스럽게 죽을 고생하며 세계의 평화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상대는 최고의 해커와 미녀쿵푸 메기 큐 일당. Geek들이라 아무래도 박력이 부족하지만, 시대가 그렇게 변해가는걸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말썽꾸러기들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총알이 떨어지면 차를 집어던져 헬리콥터를 격추시키는 맥클레인 밖에 없는 것이다.
“작전은?” / “루시를 구하고 다 죽이는거야.”
이번작부터 부임한 “언더월드”의 렌 와이즈먼 감독(75년생)은 젊은 나이답지 않게 “스모킹아이즈” 따위의 무분별한 살상 화면에 몰두하지 않고, 화면 가득 잘 짜여진 액션씬을 성실하게 보여준다. 되도록 CG를 자제하고 아날로그 촬영에 애썼다는 영화는 “리쎌 웨폰”, “스피드” 등과 같은 8-90년대 액션영화들의 스케일이 더욱 장대해진 느낌이다. 무너져가는 고가도로에서 전투기와 맞장뜨는, 어느 형사보다 무지막지한 맥클레인이다. 그런 그가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PG-13을 맞추기 위해선지, 게임 “메탈기어”의 비살상 잠입작전 중인지 테러범들의 숨통을 끊기보다는 안전하게 제압하는 장면들이 꼭 제시되는 것도 흥미롭다.
“아무도 하지 않으니까”
영웅 되어봐야 피곤하기만 할 뿐이라는 맥클레인은 마치 부시의 대변인처럼 대사를 읊조린다. 아무도 하지 않지만, 누군가 꼭 해야할 일이 중동을 갈아엎어서 석유값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닐텐데. 세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누구인가? 평소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다가 위급한 순간에 결국 아버지를 찾는 딸의 모습은 테러가 닥치면 미국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으름장과 다름 아니다.

“총알이 없어서”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잘못된 상황. 거기다 총알도 떨어진다. 우리가 그리워했던 것은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Die Hard”였다. 모든 것들의 온라인 이주가 일어나고 있는 21세기, 우리는 이 0과 1의 조합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은행 잔고액수가 어느날 갑자기 0이 되어버린다면 어디서 근거를 찾아야 하나? 영화는 진실한 아날로그의 힘 - 완력? - 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이제 Web 2.0 시대를 맞이하여 세상을 여러 번 구했던 형사도 새로운 Geek 동반자의 도움을 받아야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맥클레인은 건재하다. 0과 1의 디지털 코드가 존재할 때부터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바로 아날로그인 것이다.
( KJ ★★★★, 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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