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5, Wed

'오바마 혁명'...미국은 변화를 선택했다

지긋지긋했던 부시와 공화당이 8년만에 시원스레 강판당했다. 벌써 검은 케네디 얘기까지 나오는 오바마와 민주당이 투기자본에 짓눌린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를 일이겠다만, 그저 달러 찍어대기에만 바쁜 미국은 아무래도 이미 많이 기운 듯 싶다. 그럼에도 변화라는 말은 참 듣기만 해도 반갑다. 어제는 튀었던데 오늘밤 다우의 반응 또한 궁금하다.

지금의 세계 금융 위기 - 주식 교과서에도 없던 상황, 검은 백조? - 가 미 제국 중심 경제에서 중화 경제로 가고 있는 교체기에 필연적인 혼돈의 시작이라는 해석이 가장 그럴듯해보이는데, 그럴수록 나는 어째 마지막 경주 끝난 경마장에 혼자 남아서 집에 가는 사람들 우두커니 보고 있는 기분이다. 단풍이 예쁘게 들고 전어를 구워도 집 나간 주가는 돌아오다 말고, 어디가나 모두들 모여앉아 돈돈돈 타령 뿐이다. 그래서인가 그저 늦게까지 의미없이 책상 부둥켜안고 쳇바퀴 돌기에만 몰두하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팀 분위기가 새삼 더 답답한 요즘이다. 아마 줄곧 같은 팀에만 너무 오래 있어서 이런 답답함이 더 커졌을 나에게도 어떠한 '변화'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오바마는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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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Sun

스타들, '함께 먹고 자면' 예능 뜬다

언젠가부터 주말의 TV는 어김없이 리얼이니 버라이어티라며 연예인들이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에서 어우러져 재밌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난리다. 그 바쁘다는 일상에 지친 우리는 그저 리모콘을 꼬옥 부여잡고 그들의 역할극을 지켜볼 뿐이다. 이러한 TV 프로그램들의 대략적인 흐름을 짚어보자면, 우선 "무한도전"이 장르에 대한 춘추전국시대 재패를 이루어냈고, "1박2일"의 역성혁명이 이어졌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인물구성을 친구들에서 부부들로 바꾸더니 최근 "가족이 필요해"에서는 우리 마음속 사랑방 자리까지 노리고 있는 중이다.

다우가 하루에도 777이 떨어지고, 자살이 유행인 시대를 견디는 현대인들은 점점 더 외로워져만 간다. 그렇다고 해서 "무한도전"이나 "1박2일"에 나올법한 정겨운 친구들은 간 데없고 그저 오랜 동창들이 장가간다고 돌잔치라고만 연락이 오고, 결혼을 할 때도 계산기만 두드렸다보니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알콜달콩한 로맨스도 남아있지 않으며, "가족이 필요해"처럼 가족들과 북적북적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집에 오면 그저 방문을 걸어잠그고 PC 게임에 몰두할 뿐이다. 주말이나 휴일은 늘 짧기만 할 뿐, "월화수목금금금"에 시달리는 우리는 파편화되어가는 우리네 인간관계를 사수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저런 억지스런 프로그램들로나마 사람이기 때문에 허전할 수 밖에 없는 마음 한 구석을 달래고 있지는 않을까.

몇 주 전인가 만취한 기운을 빌어 후배 Y에게 지나가듯 물어보았다, "왜 J가 둘째가 생겼다고도, K의 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시다고 그네들이 내게는 이야기하지 않을까?" "형은 바쁘잖아"라며 그가 한마디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 회사 나부랭이 다닌다고 정말 바쁜 사람이 됐을까. 그건 아닐 것 같다만, 아직 나는 다행히도 TV에서 친구를, 아내를, 가족들을 찾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닐 것 같아 속상해지는 여느 무기력한 일요일 밤이다.

만성적인 아메르는 일 주일에 단 한 번, 일요일 오후에만 자신이 병자라는 사실을 의식했다. 이 시간대에는 자신의 증상을 잊게 해 줄 일이나 일상적인 잡사가 없기 때문에, 그는 그때에야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월요일이 되면,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느니 주말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느니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의 증상을 곧 잊어버렸다.
-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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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Thu

국가의 '귀환'...실패한 시장이 '고삐' 자초
"바보야, 문제는 주택시장 거품이야"

기어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다우지수가 그제 9/11 다음날만큼 빠지고 어제 조금 오르는 척 하더니 다시 449포인트 내렸다. 땅이 꺼진 양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싸늘한 가을 길목이다. 미국의 5대 투자은행 탱커들이 녹아내리는데 그저 힐로는 버티지 못해, 결국 버냉키 공대장께서는 중재 후 파티 전멸로 진행할 수 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대상자 60% '다주택자'

파티 전멸의 원흉, 주택시장 거품이 실로 치명적인 문제임을 전세계가 하루하루 배워가고 있는 가운데에 우리는 누구를 위해 어쩌자고 자그마한 땅덩어리에서 가소로운 거품이나마 어떻게든 키워보려 안간힘을 쓰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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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Sat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뚱뚱하다

새로운 멋진 이론이다. 비만에 대해 저런 고상한 핑계를 댈 수도 있다니. 거기에 머리 쓰고 나면 소주 한 잔 해야 이완되는 내 뇌의 구조가 더욱 문제이다. 맞아, 핑계야. 안다고. 그래도 추석이니 맛난 것 먹자. 추수에 감사하는 마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는 삶의 지혜.

후배 L이 최근 일하는 기숙고등학교 애들 중에 1/3 정도가 추석이라고 기숙사를 떠났단다. 그러나 왠걸 그네들이 기숙사를 잠시나마 나선 이유는 추석을 핑계로 새끼 과외를 받기 위함이었다니... 그런 애들이 커서 뭐가 될까. 그러니 사람들은 TV에서 주입하는 욕망만 머리에 가득차고 계속해서 더 외로워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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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Wed

"수억 원의 돈을 투자해 불법영업으로 재산을 증식하려는 사람들의
생계대책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계도기간은 결국 숨어들 시간을 주는 것이며, 법률에도 단속 전 계도기간을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강도짓하다 잡힌 범인이 '왜 나만 잡냐'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

"뇌물을 줘서 비양심적인 경찰을 양산하는 사람들과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 모두 처벌받아 마땅하다."

"공개하려면 빨리 공개하지 왜 뜸을 들이는지 모르겠다"

동대문경찰서장, 이중구(49)


지금껏 한국에서 듣기가 실로 어려웠던 말이다. 저런 의인이 딱 열 사람만 있었어도 나라 꼴이 이렇게까지 안되었을 텐데. 나는 친일 청산을 못했을 때부터 한국에서 저런 투의 말을 하는 이들을 바보, 똘아이로 몰아갔던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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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빅뱅' 실험 오후 4시부터 인터넷 생중계 예정

실험 생중계 사이트는 계속 먹통이다. 어쩌면 잊고 지냈던 심판의 날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신의 입자 higgs라니 물리학은 전혀 모르지만 괜히 솔깃하다. 어쩌면 higgs는 "황천의 근원"이 아닐까? 아, 다시 천지창조라면 노아처럼 배를 사야겠다. 노아는 배 만드는 법을 천사에게 배워가며 35년 걸려 방주를 만들었다는데, 신자유주의의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배를 사거나 못 사거나 생각 밖에 못 한다. 이 위험한 실험에서 아무것도 못 찾을 것이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데에 무려 100불을 걸었다는 호킹 박사는 여전히 멋지시다.

그래, 4:33 오늘도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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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 Thu

강만수 장관 "감세효과 1년 뒤 나타날 것"

강만수 씨는 부자들한테 부동산으로 돈을 뻥튀기시켜줘야 그들이 돈을 써서 1년에 1억도 못버는 우리 서민층들이 받아먹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돈이 벌릴 일이 없는 나라에서 나눠쓰려면 그렇게 해야하는걸까. 다들 은근 모른 척 하지만 실은 돈이 벌릴 꺼리가 이 땅에서 사라져가고 있는게 가장 심각한 문제 아닌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업할 의욕 없는 나라에 부동산 몰핀만 계속 놓으려드니 다만 비싼 빈 집만 넘쳐나고 비싼 집에 살면서 비싼 집 한 채 더 사대는 사람만 늘고 있는건 아닐지 답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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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Thu

후배 L이 연애한단다. 경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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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Wed

촛불집회 참석자들에 대해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들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이라고 주장, "거리에 나와 불평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관심사는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직 등 경제문제 전반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득 "촛불집회엔 실직한 젊은이들이 참가"


정확한 정세 판단일 수 있다. 맞다, 이는 소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저 같은 판단은 똘똘한 데 그치고 심지어 위험천만해 보인다. 위 참석자 기준에 따르면 참석자들이 수천만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몇천억 씩 쌓아두고도 대민봉사 차 공직에 헌신하시는 위인들께서야 대대손손 먹고살기 걱정이 없겠지만, 이렇게 딱 십 년만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위 참석자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의 시민은 과연 몇이나, 몇 %나 될까. 담장을 높게 대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살지도 않을 아파트를 사모아 불어나는 돈 세는 데만 바쁘고, 주류 언론의 헤드라인 정도를 교양이라고 훑으며 바리세인들과 머리 맞대고 세상사를 논해봐야 세상이 바로 보일 리가 없다.

경희대 민경배 교수란 사람의 말처럼 아직은 "촛불집회 참석자의 상당수가 단순히 집회에 참석하기 보다는 이를 기록하고 공유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사람들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위 참석자 기준에 부합되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나서는 날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상위 몇 %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가 실직 등 경제 문제로 만만치 않은 곤궁에 처해 있는 것이 엄연한 한국의 오늘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공기업 매각에 해고를 장려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나 케케묵은 대운하 따위로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거리에 나와 불평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잊혀진 힘을 깨닫고 있다. 누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고, 누구로부터 비롯되는 대통령인가.

신자유주의 모순의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6월, 햇살은 저 하던대로 편안할 따름이다. 학창시절 졸면서 주워들었던 나라 망하는 줄도 모르고 논밭을 사모으기 바빴다던 고려말 권문 세족들이 다시금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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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Fri

광화문역이 봉쇄됐다? 경복궁부터 세종로까지 꽉 막힌 전경버스 진문 안에 시위대가 갇혀있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마실 나왔던 C와 나는 집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할 따름이었다. 우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광화문의 차도 한 가운데를 어색하게 걸으며 때로 사람이 차도를 걷는, 낯설지만 새로운 질서의 가능성을 느끼고 있었다. 욕망의 도시에서 강부자 고소영들만을 위한 질서에 평생을 들러리처럼 끌려다니기 바빴던 민중들이 서서히 자신의 힘을 상기하고 있었다. 소에서 비롯되었으나 이 끝이 어디일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초여름밤. 나이트클럽에서는 쉐이크 쉐이크를 외쳐대고 누군가는 타로점에서 돈을 찾고 있던 그런 밤이기도 한.

[한겨레] 거리행진 5만여 촛불 "이명박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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