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4, Sat

나는 숫자 꿰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신입 때부터 보고 들어갈 때에 꼭 두툼한 바인더를 갖고 들어가는 편인데, 바인더에 계속 이것저것 끼워넣다보면 자연스레 제법 두꺼워지게 마련이다.

네임드(83렙위버몹, 임원급)에게 강타를 맞을 때(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올 때), 우선 아둥바둥 머리 속 숫자로 버티거나 상식에 호소해보고(방벽/신의가호 사용), 다행히 필수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할 내용이 아니었다면 자료를 찾아볼 기회(최저/신축 사용)가 주어진다. 그럴 때 바인더가 너무 두껍거나 잡스럽게 뭐가 많으면 보고자 앞에서 10초 내에 자료를 찾지 못해 낭패(힐 공백에 의한 급사)인 경우가 생긴다.

물론, 필수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할 숫자를 바로 대답하지 못할 경우에도 자료는 뒤적거려야 한다. 그런 썰렁함이 생기는 보고는 대부분 골로 가게 마련이긴 하다. 내가 아마 메인탱커(주보고자 혹은 팀장급)로 들어가기보다는 서브탱커(실무자)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그나마 바인더 뒤적거릴 틈이 생기는 것이다. 맨탱이 가끔 필수 공략 - 이를테면 전사에서 20명이 넘게 아는 숫자/내용 - 을 깜빡하면, 바로 공대 전멸(+ 추가 야근)이다. 이거는 뭐 중재 걸린 것도 아니고 다들 말은 못하고 종이 넘기는 소리만 방에 가득.

그래서 바인더는 출전용으로 늘 정비해두어야 한다. 기본 base를 하나 깔고, 보고 테마별로 운용하면 더 좋겠지? 너무 두꺼워졌다 싶으면 이제는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자료들을 바인더에서 빼는데, 꼭 정리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하다가 그 자료 왜 버렸을까 애석해하며 낭패를 보게 되더라. 이번 case도 과거에 상식적으로 필요해서 당연하게 넣어두었던 내용이었는데 그 data를 갱신을 안하고 그냥 버려서 일어난 일이었다. 아,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주는 지난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4-4-3의 3연전을 치르는 통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혼나고, C한테 혼나고. :) 그리하여 토요일.

주.
- 탱커(tanker): WoW에서 파티의 리딩/몸빵을 맡은 사람. 네임드의 1순위 분노대상자로 공격의 대상이 된다. 흔히 전/보/야/죽.
- 중재: 파티가 전멸할 때 한 사람을 보호막으로 보호하는 기술. 보호막에 걸린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 4-4-3 : 3일간 퇴근시간. AM 기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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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 Thu

아내의 생일 전날 저녁, 회사 앞까지 찾아와준 엄마가
아내에게 건넨 카드에 쓰인 "우리 식구가 되어줘서 고마워. 어머니"란 글귀에
왜 내 가슴이 더 찡한지... 우리 모두가 가족입니다.

오늘은 다시 9월 2일, 내 아내의 생일을 나에게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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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5, Wed

어제 "여름"의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가서 생선회를 떠다가 술 한 잔 하였다. 단골가게에서 도미를 잡았는데 부록으로 전어를 두 마리 담아주더라. "그들"이 돌아온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썩 맛있는 물고기가 아님에도 전어하면 자다가도 깰 기세의 나를 보고 C는 갸우뚱해한다.

전어는 1년에 딱 요맘때만 먹을 수 있어서 먹을 때마다 내 삶에 나이테를 새기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전어 먹던 즈음에 있었던 몇 가지 흐뭇한 기억들을 갖고 있다. 신입사원 때나, 연애시대나, 또 그 언제나...

어제는 몇달만에 창문을 닫고 잠을 청했다. 여름도 가버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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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8, Wed

아래에 Twitter의 Tweet 버튼, Facebook의 Like 버튼을 달았습니다.
눌러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지라도 내 공부 차원에서 한 번 달아보았습니다. 혹 지나가다 이를 보시는 친절한 과객께서는 한 번 쯤 시험삼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아이폰,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해주시면 더욱 감사 :)

세상은 분명 광속으로 변해가고 있다. Facebook의 세계적 공세에 안타까운 것은 싸이월드. 한국에 저 대단한 Facebook이 여전히 침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오직 싸이월드 때문, 하지만 잠자는 토끼가 되어선 곤란. 싸이월드, 언제까지 잘 것인가.

# Links...
[twitter] http://dev.twitter.com/pages/tweet_button
[facebook] http://developers.facebook.com/docs/reference/plugins/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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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7, Tue

지난 토요일에는 폭우를 뚫고 아산 스파비스에 갔었다. 워터테마파크가 대세이니 만큼 이곳도 제법 파도풀장도 꾸려놓았고, 야트막한 미끄럼틀(이거 뭐라 그러지?)도 있고, 줄줄이 튜브 둥둥 떠나니고 하더라. C와 줄 서서 미끄럼틀 탈 차례를 기다리고 있자니 재미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미끄럼틀은 썰매 같은 판을 바닥에 대고 그 위에 몸을 엎드려 배를 깔고 내려가는 방식이었는데, 사람들 일부가 내려가는 중간에 멈추곤 하는 것이었다. 경사가 얕은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경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멈추는거야??

그것은 그 사람들이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였다. 능동적으로 몸을 아래로 던지는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미끄럼틀 위에 있으면 알아서 내려가겠거니 하다보니 중간에서 안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들 있는 것이었다. 중간에 멈춰서면 전체 이용객의 진행이 지연되고 당사자는 아무래도 민망하게 마련이다. 타다가 중간에 멈추면 어쩌나 걱정하는 C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내려갈 생각을 해야 내려가지. 그냥 배 깔고선 억울한 표정 짓고 있다고 내려가나. "

뚜렷한 의도와 방향성 없이 그저 일을 부여잡고 있기만 한다고 해서 일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선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미끄럼틀은 타고 내려가려고 만든 기구다. 그걸 잊어서는 안된다. 이 밤에 전화로 불쑥 포워딩된 회사메일 한 통을 읽고 있자니 미끄럼틀 중간에 멈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답답한 아저씨 생각이 난다. 8월도 반이 지나 더위도 한 풀 꺽이고, 이렇게 여름도 끝나간다.

[Link] 여기에서 미끄럼틀(슬라이드)의 정체를 알 수 있음. 시시하다고 링크에도 써있지만, 진짜 중간에 사람들이 막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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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 Wed

회사에서 밤을 새고 나서 부시시 전화기를 들여다보니 이런 메일이 와 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 베타 테스트 초대장
축하합니다! 귀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의 베타 테스터로 선정되셨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베타 테스터로서 대격변 출시 전에 새로운 게임 속 내용과 기능을 미리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아 블리자드님... 그럼 베타 테스트 하는 동안은 계정 안 끊어도 되는건가요? (유효한 계정이 있어야 한다니 그건 아닌듯함) 베타서버는 하나 뿐이지 않나? 함 아제로스에서 만나봅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대격변]
http://www.worldofwarcraft.co.kr/cataclysm/
덧. 나한테까지 베타키가 온 걸 보면 출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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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9, Thu

명료함을 얻기 위해 단순화하는 것은 내 작업의 본질이다. 모호한 현실에서 명료함을 뽑아내려면 현실의 풍부함을 어느 정도 부인해야만 한다.
- 크리스 크로포드, 밸런스 오브 파워, 서문 中

"현실의 풍부함"? 부인하게 되지. 사람들은 자신이 어딘가 특별하거나 남다르다고 믿지만 대부분 '빤한 유물-pattern' (이게 말이 되나?)에 종속되어 살게 마련이더라. 서문 한 줄에 이렇게 가슴이 뛸 줄이야, [블로그](http://dnp.perplexing.kr/entry/bop-contents)를 더 들여다보아야겠지만 아직 출간되진 않은 것 같다. 웹에서 야금야금 읽어보기 딱일세.

내가 하는 일에도 "뭉개기" - 현실의 풍부함을 부인하기 - 가 필요하다. 특히 Simulation을 해보면 해볼수록 느끼는 것은, 뭉개며 가정하는 결과나 온갖 detail과 모든 data들을 다 챙겨서 확인하는 결과가 큰 Story에서 틀리지 않다는 점이다. 아니, 그래야한다. 다시 말하면, 뭉개고 하는 계산 - 소위 계산기버전? - 과 큰 Story가 들어맞지 않는 실무자의 기괴복잡한 계산 - 미사일 탄도 계산도 아니고? - 은 결국 의사결정에 쓰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숫자로 표현하기, 뭉개기의 즐거움. 결국은 Story다. 숫자는 원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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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6, Mon

안드로이드界 대단하다!

[7/28일의 Side-Effect...]

덕분에 내 IT생활이 회사 사람들과 공유될 확률이 상당히 증가하였다.

가뜩이나 재미없는 블로그가 더 재미없어지겠습니다.

(이미 twitter가 노출되었기에, 현재 twitter로부터 이곳의 링크는 제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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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4, Wed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우선시되면, MS의 마지막 보루 오피스까지 위태해지는건 아닐까. MS의 최근 행보를 보면 참 답답하기 그지 없다. 천재는 가고 세월은 어쩌지 못하는걸까. MS 오피스에 대한 "절대적인 업무 의존도"로 인해 스마트폰 그룹웨어들은 WIndows Mobile 기반으로 개발될 알았는데 최근 ㅅ사들의 행보를 보니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긴 다음 오피스는 웹기반으로 "대격변"된다고 해서 그런가, 어디 그렇게 되겠냐만. 아니 근데 과연 모바일 오피스 되긴 될까? 사내메일 확인하고 결재만 한다면 그건 스마트하지 않지.

[bloter.net] 삼성전자, 모바일 오피스 구현..."WM, 바다 지원계획 없다"

[bell rings... outdoor]
[팀장] 어디야? 그거 52억 맞아? 숫자 이상하다.
[실무자] 그거라고 하시면... 아. 잠시만요.
[pause... 폰을 만지작 만지작.]
[실무자] SUM이 틀렸습니다. 에, 다른게 더해졌는데요...
[팀장] 그게 말이 되냐?
[실무자] OTL...

**[8/9 update ]**
일단 구글 Docs로도 기본적인 엑셀은 볼 수 있고, 갤럭시s가 기본 내장한 Thinkfree Office에서 대부분 보일 것으로 보임. 배열수식 같은 것까지 호환은 안되겠지? 아마. 그래도 일단 급한 불은 충분히 끌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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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PHP, Premier, Excel/VBA/SQL, WoW(?) 이후에 새로운 "꺼리"를 발견한 것 같다.

[ZDnet] '누구나 안드로이드앱 개발한다' ...구글, DIY 개발툴 공개

http://appinventor.googlelabs.com/about/

나도 결국 '눈물을 머금고' Android 폰으로 갈아타게 생겼다. 저 App Invetor, Android ... 예사롭지 않다. 사람들이 놀려도 옴니아2 요리조리 잘 쓰고 있었는데 말이지. 아, 그러고보면 시작은 기본적인 인터프리터곤 했다.

질문. 근데 왜 와우는 계속되기만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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