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똘똘한 정세 판단
촛불집회 참석자들에 대해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들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이라고 주장, "거리에 나와 불평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관심사는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직 등 경제문제 전반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정세 판단일 수 있다. 맞다, 이는 소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저 같은 판단은 똘똘한 데 그치고 심지어 위험천만해 보인다. 위 참석자 기준에 따르면 참석자들이 수천만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몇천억 씩 쌓아두고도 대민봉사 차 공직에 헌신하시는 위인들께서야 대대손손 먹고살기 걱정이 없겠지만, 이렇게 딱 십 년만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위 참석자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국의 시민은 과연 몇이나, 몇 %나 될까. 담장을 높게 대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살지도 않을 아파트를 사모아 불어나는 돈 세는 데만 바쁘고, 주류 언론의 헤드라인 정도를 교양이라고 훑으며 바리세인들과 머리 맞대고 세상사를 논해봐야 세상이 바로 보일 리가 없다.
경희대 민경배 교수란 사람의 말처럼 아직은 "촛불집회 참석자의 상당수가 단순히 집회에 참석하기 보다는 이를 기록하고 공유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사람들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위 참석자 기준에 부합되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나서는 날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상위 몇 %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계가 실직 등 경제 문제로 만만치 않은 곤궁에 처해 있는 것이 엄연한 한국의 오늘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공기업 매각에 해고를 장려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나 케케묵은 대운하 따위로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거리에 나와 불평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잊혀진 힘을 깨닫고 있다. 누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고, 누구로부터 비롯되는 대통령인가.
신자유주의 모순의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6월, 햇살은 저 하던대로 편안할 따름이다. 학창시절 졸면서 주워들었던 나라 망하는 줄도 모르고 논밭을 사모으기 바빴다던 고려말 권문 세족들이 다시금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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