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UI의 승리? - PATH와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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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들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모바일 SNS 서비스인 "PATH"와 스크랩 서비스인 "Pinterest"가 그것들이다. 우선 PATH는 페이스북과 비슷한 SNS 서비스인데, 그간 유독 모바일앱이 부실(?)했던 페이스북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탁월하게 예쁜 UI를 뽐내고 있다. 그러다 최근 무단으로 주소록을 저장한 것이 발각되면서 그러한 거품 인기에 그나마도 제동이 걸리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Pinterest는 Virtual Pinboard를 표방한 스크랩 서비스로서 SNS 시장에 새로운 Trend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도 최근에 궁금해서 써보다가 편안하게 빠져들고 있다. (내 Pinterest)

[How To Pinterest from Braid Creative on Vimeo.]

Pinterest의 최근 승전보들 - ex. 사상 가장 빠른 천만히트? - 에 대해 가장 당혹스러운 진영은 아마도 구글 Plus일테고, 페이스북도 주커버그까지 이미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정도니 그 행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시장에서 슬슬 페이스북의 Like 버튼이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새어나오고 있지 않던가. 요기 아래에도 선명하게 박혀있는 저 Like 버튼은 오직 주커버그에게만 충성하는 무시무시한 프락치 노릇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눌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실은 인테리어입니다.)

실제로 활동하는 가입자수도 똑바로 밝히지 못하는 구글 Plus의 쓸쓸한 거짓말은 아마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구글의 서비스/검색 통합 정책과 억지로 맞물리더라도 결국 백조가 되지 못한 미운 오리새끼로 그 끝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구글 Plus를 사용해야할 이유가 없으며, 사진들 이사하기도 귀찮다 - 페이스북의 Timeline은 또 얼마나 이쁜가? 특히 구글이 +1 버튼을 만든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었으며, 그러한 따라하기로 SNS 시장에서 어떻게 때워보려 했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 일례로 남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Pinterest도 당연히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다. 즐겨찾기(북마크)를 저장하는 서비스들은 이미 충분히 많다. 지금은 앙상하게 망해버린 del.icio.us, digg 등과 같은 맥락이고, 최근까지 충분히 건재한 Instapaper, ReadItLater 들과도 닮아있다. 이러한 즐겨찾기 저장 서비스들이 그간 겪어온 문제는 무엇인가. 바로 사용자가 스크랩은 계속 해대는데 스크랩북은 도무지 정리가 안되는 것이다. 나도 계속 del.icio.us에 무언가를 쌓고 있지만, 거기에 뭐가 쌓여있는지 솔직히 잘 모른다. 회사에선 집에 가서 차분히 읽어야지 하고 구글의 +1 버튼을 잔뜩 눌러놓지만, 또 그것은 그것대로 차곡차곡 긴 목록 형태로 쌓여서 주말의 스트레스가 된다.실은, 즐겨찾기를 웹에 저장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쩌면 즐겨찾기란 PC마다 다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평생을 보내야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스크랩 서비스들과 달리, Pinterest는 웹에서 저장하고 싶은 주소(URL)들을 대표 이미지를 뽑아 Virtual 스크랩보드처럼 담아준다. 보드도 여러 개여서 스크랩들의 폴더 관리도 한 눈에 쏙쏙 들어오며, 회사의 PC에서든 거실의 아이패드에서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Follwing/Follow도 시원시원하게 잘 터지는 소셜 네트워크 스크랩북이다. 자연스레 Pinterest는 페이스북에 로그인 연동부터 기생하면서 페이스북의 Like 버튼을 대체할 기세다. 이미 페이스북 Timeline에 Open Graph로 연동되므로 'Pin it'(Pinterest에 URL을 저장)하는 순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도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직접 써보면, 예쁜 보드에 담겨진 내 소중한 스크랩들을 보면서 내 머리도 저렇게 정리되진 않았을까 착각에 빠지게 된다.

깔끔한 유료앱으로 쏠쏠히 재미를 보고 있을 Instapaper도 제법 데미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클리핑' 시장을 두고 Evernote도 Clearly 등을 추가로 내놓는 등 열심이지만, Pinterest의 UI가 워낙 압도적이시다. 대표 이미지로 스크랩들이 저장되고 관리되므로 진정한 시각화란 무엇인지 Pinterest는 보여주고 있다.

결론은, 심플하고 예쁘게 만들 것,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 참, Pinterest는 예쁘게 생긴 덕분에 주로 여자들에게 선호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남자들은 안 쓸건가? 과연 남자들은 text로 스크랩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일까. 여기서도 신조어 만들어 팔아먹는 펜쟁이들은 Pinterest를 또 '소셜 큐레이션' 어쩌고 거품 무는 모양이다. Curation? 박물관에나 있는 단어 아니었나, 우리의 즐겨찾기가 실은 Digital Asset이었다고? 아, 지금 안 읽으면 어차피 못 읽는다. 괜히 미련 떨면서 예쁘게 담아두지 말고 버려라, 버려. 다들 네트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덧. PATH가 혹 섭섭해할까봐 ...]
PATH에는 "자다/일어나다"를 기록하도록 장려하는 점 - 왜? - , 최대 친구 수 제한이라든지 모바일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제한 등 페이스북을 살짝 비틀어보려는 시도들이 있으나 별로 재미없어 보인다. 다만, 참 예쁜게지...

덧 둘. Pinterest 안드로이드앱이 또 한국 마켓에서 조회가 안된다. 저작권 이슈 때문일까. 그럼 apk로 구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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