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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Wed
WoW를 접다
World of Warcraft, WoW를 3년만에 접기로(아마도 긴 당분간?) 결정헀다.
내 시작은 많은 이들이 왜 그렇게 MMORPG에 열광하는가 궁금해서 악마의 꼬임일 '2주간 무료 체험'을 두 번 시도한 것이다. 처음에는 도적 직업을 선택해 15레벨에서 실패(?)했고, 심심풀이 두번째에서 지금의 기사 캐릭터가 "죽음의 폐광" 던전에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때가 '08년 초반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 주말까지를 비롯, 3년여에 걸쳐 주마간산 삶에 쫓기는 와중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 - 돈도 제법? - 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대격변" 확장 패치가 열리고는 새로운 만렙 달성이나 영던 졸업을 최근에야 겨우 할 수 있었던 만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고 봐야한다.
아,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명 카피, "마지막으로 모험을 떠나본게 언제인가"에서의 '모험'들은 결국 정해진 괴물 공략 방법을 또박또박 외우고 재현하기에 급급한 시간들로 변해갔으며, 퀘스트들이나 던전들도 결국 남보다 좋은 아이템을 득템하기 위한 쟁탈전의 수단에 다름 없지 아니하였던가 - 라이트유저로서 이런 소회를 남기는 것도 가소롭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oW는 충분히 재미있고 게다가 중독적이어서 지난 주말만 보더라도 트롤 던전을 세 번이나 갔다. 갈 때마다 한 시간 씩은 이래저래 소요되게 마련, 세 번이니 세 시간을 또 허비하고. 결국, WoW를 접는 것은 나의 건강과 시간을 위해서이다. WoW는 아무래도 몸에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먼 훗날에 심신의 평안을 찾고 정말로 삶이 무료해지면 다시 이 긴장(?)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이 블로그의 끄적거림이 주춤했던 것이 WoW 때문은 결코 아니었는데, 어떻게 5월도 지나갔더라. 하지가 지나 다시 밤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올해도 곧 저무리라.

덧1. shamino가 최근에 머리를 빡빡 깍게 된 것은 C의 취향이었다.
덧2. "울티마 6"에서 긴 지하 던전을 겨우겨우 내려가 가고일 세계를 만날 때의 감동 등을 생각해보자면 WoW는 내게 '신나는 횡스크롤 협업 액션게임' - 그게 정답일지도? - 의 일종으로 기억에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04/25, Mon
TV로 와우하기
드디어 거실 TV로 WoW를 구동하였다. 5인 던전까지 테스트 완료. 레이드는 요즘 못 다니고 있어서 모르겠으나, 영던에서 폴옵션으로 가뿐한 걸 보면 충분할 듯.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LG A520 의 무척 만족스러운 퍼포먼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홈시어터까지 연결해서 5.1채널로 쿵쾅거리다,
자고있던 C로부터
"오락하라고 TV 사온거 아니야"
"오락하라고 홈시어터 사온거 선물 받은거 아니야"
"오락하라고 노트북 사준거 아니야"
3연타를 맞고, 검은바위 동굴을 "조용히" 모드로 서둘러 마쳐야했다.
[4/26 덧] C가 홈시어터는 P3tribe로부터 받은 것임을 지적하여 바로 잡습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3/01, Tue
11년 2월 27일, WoW 만렙 다시 달성
지난 12월 9일에 대격변이 열렸는데 3달 가까이 걸려서야 이번 패치의 새로운 만렙인 85레벨에 도달했다. 대부분(?) 5일 정도면 하던데 나는 참 오래걸렸다. "WoW는 만렙부터"라고 이제 이런거 보면서 평판템 맞추고 제법 어려워졌다는 영던 졸업까지도 꽤 걸리겠지. 그러면 그때야 레이드(10인이상공격대)를 다닐텐데 또 얼마나 걸릴지... 이러니 왕도 못 쓰러뜨려보고 대격변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3개월간 레이드 뛸 일이 없어 집안에는 평화가 찾아왔으나.
WoW는 만렙을 달고나서도 갈 길이 구만리인데, 아래 영상을 보고 있자면, 만렙까지 가는 길도 결코 짧지 않다.
[YouTube] The only thing I know is ...
/3:15초부터.../
WoW 80레벨 캐릭터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들...
- 뉴욕에서 LA까지 Drive 3번
- "전쟁과 평화"와 "모비딕"과 "허클베리핀"과 일곱권의 "해리 포터"를 읽기
- 마라톤을 12번 뛰고 48마리의 칠면조를 요리하고 할머니에게 500통의 편지를 쓰고 대학 강의 하나를 수강하기
이것이 왜 심각한가?
플레이어들이 80레벨 캐릭터를 평균적으로 2~3개씩 만들고 있기 때문.
The only thing I know is ... (that I'll never find out sitting in front of my TV)
12/09, Thu
대격변도 갈길이 구만리
6시간 만에 만렙? WoW 대격변 론칭 이모저모
다시 "노란 물음표"의 시대가 도래했다. 나 같은 느림보는 지난 만렙인 80레벨에서 새로운 최고 레벨 85까지도 까마득하다. 이번에는 C 몰래 부캐질로 늑대인간 드루이드를 키워볼 야심까지 갖고있거늘, 왜 회사에 인사철 레X덕 훈풍은 안 불어오고 나는 사무실 책상에 꼬박 묶여있는 것일까. 회사도 대격변도 갈 길이 구만리만 같구나. 6시간이나 3.8년만에 만렙다는 애는 무슨 제주람. 아, 나는 왕쓰자도 못 달았는데. "와우는 만렙부터"란 말도 있지 않던가.
게다가 집에는 메탈기어솔리드4, 스플린터셀, 드래곤퀘스트9, 문명V가 나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덧. "삼성을 생각한다"에 이학수씨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김인주씨도 "친구(아빠?)초대"가 없어서 14년에야 임원이 된거라네. 월급쟁이 참 녹록치가 않구려.
주.
- 노란 물음표: WoW에서 레벨퀘스트를 부여하는 NPC들은 머리에 노란 물음표를 달고 있음. 이를테면, 팀장 머리위에는 항상 노란 물음표가?
- 와우는 만렙부터: WoW는 레벨업을 마쳤다고 해서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고레벨이 되어야 좋은 아이템을 주는 괴물을 잡으러 다닐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유래된 말.
- 친구초대: WoW에서 친구가 초대해서 계정을 만들고 게임을 진행하면 레벨업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 그래서 가끔 뜬금없이 달라란에서 "친초"를 외치는 이들이 목격됨.
09/04, Sat
보고 바인더, 머피의 법칙
나는 숫자 꿰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신입 때부터 보고 들어갈 때에 꼭 두툼한 바인더를 갖고 들어가는 편인데, 바인더에 계속 이것저것 끼워넣다보면 자연스레 제법 두꺼워지게 마련이다.
네임드(83렙위버몹, 임원급)에게 강타를 맞을 때(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올 때), 우선 아둥바둥 머리 속 숫자로 버티거나 상식에 호소해보고(방벽/신의가호 사용), 다행히 필수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할 내용이 아니었다면 자료를 찾아볼 기회(최저/신축 사용)가 주어진다. 그럴 때 바인더가 너무 두껍거나 잡스럽게 뭐가 많으면 보고자 앞에서 10초 내에 자료를 찾지 못해 낭패(힐 공백에 의한 급사)인 경우가 생긴다.
물론, 필수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할 숫자를 바로 대답하지 못할 경우에도 자료는 뒤적거려야 한다. 그런 썰렁함이 생기는 보고는 대부분 골로 가게 마련이긴 하다. 내가 아마 메인탱커(주보고자 혹은 팀장급)로 들어가기보다는 서브탱커(실무자)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그나마 바인더 뒤적거릴 틈이 생기는 것이다. 맨탱이 가끔 필수 공략 - 이를테면 전사에서 20명이 넘게 아는 숫자/내용 - 을 깜빡하면, 바로 공대 전멸(+ 추가 야근)이다. 이거는 뭐 중재 걸린 것도 아니고 다들 말은 못하고 종이 넘기는 소리만 방에 가득.
그래서 바인더는 출전용으로 늘 정비해두어야 한다. 기본 base를 하나 깔고, 보고 테마별로 운용하면 더 좋겠지? 너무 두꺼워졌다 싶으면 이제는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자료들을 바인더에서 빼는데, 꼭 정리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보고하다가 그 자료 왜 버렸을까 애석해하며 낭패를 보게 되더라. 이번 case도 과거에 상식적으로 필요해서 당연하게 넣어두었던 내용이었는데 그 data를 갱신을 안하고 그냥 버려서 일어난 일이었다. 아,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주는 지난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4-4-3의 3연전을 치르는 통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혼나고, C한테 혼나고. :) 그리하여 토요일.
주.
- 탱커(tanker): WoW에서 파티의 리딩/몸빵을 맡은 사람. 네임드의 1순위 분노대상자로 공격의 대상이 된다. 흔히 전/보/야/죽.
- 중재: 파티가 전멸할 때 한 사람을 보호막으로 보호하는 기술. 보호막에 걸린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 4-4-3 : 3일간 퇴근시간. AM 기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