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경호 씨가 최근에 '나가수'에 나왔더라. 오랜 세월에도 그의 보컬은 고집스러웠고 별 다른 변화가 없어보였다. 어쩌면 발전하지도 않은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서 한결같음과 어떠한 장인정신을 느꼈다면 이는 나의 오바센스였을까?
김경호 씨는 보컬로서 임재범이나 이승철처럼 높게 평가받지도 못하고, 그저 고음만 잘 부르는 가수로만 사람들에게 평가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이 그의 고음은 신기해하며 쳐주지만 진정으로 그의 음악성을 인정해주거나 특히, 판은 사주지 않았으리라. 덕분에 모르긴 몰라도 금전적으로 참 쉽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나가수"에 나와 또 똑같은 창법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얼마나 떨리겠는가? 오늘의 "나가수"는 큰 기회이고, 정말 여기서 잘 하면 한순간에 수억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대이다. 그런 그에게 이 무대는 얼마나 간절할까. 주위의 많은 의심에 시달리며, 자신을 꼭 임재범처럼 평가받지 않더라도 그저 가수의 한 사람으로서 증명할 날을 얼마나 기다렸을까. 오랜 세월 익숙한 그의 보컬은 그리 당당하지는 못했지만 무척 솔직했고, 긴장한 표정은 그의 삶의 진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여전히 나로서는 김경호 씨의 음악성은 솔직히 잘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의 한결같은 날카롭기만 한 노래가 이제는 다른 의미에서 편안하게 들린다. 그리고 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45억짜리 아파트를 사놓고도 뒤가 켕겨서 들어가지 못하게 된 어떤 "나가수" 경쟁자보다는 몇십 배 더 말이다. 음악성 같은 것 잘 모르겠는 나는 노래하고 싶어하는 누군가의 진심이 듣고 싶다. 자신의 노래가 꼭 일등이 아니더라도 한결같이 노래 부르는... 우리가 1등이어서 직장 생활을 계속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덧. 나는 김경호 씨를 소리 말고는 잘 모르니까 그의 인성이나 경제적 상황 등은 전혀 모릅니다, 오류가 있으면 바로 잡아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