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러스가 빠질 함정

July 4, 2011 5:06 PM | Comments (0)


[블로터넷] 구글 플러스의 미래, '서클'에게 물어봐
[Google] Google Plus Demo

Google이 '페이스북을 카피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서비스인 "Google Plus"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굴욕적으로 페이스북과 인터페이스까지 똑같이 만들면서도 구글이 큰 소리치는 것은 Circles에 대한 확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Circles의 분류체계가 과연 진정 사람들이 원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나 C처럼 "친구가 없는 사람들" - 페이스북 친구 수에 따르면 - 이 아니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친구"가 100명을 넘어서는 것이 보통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100여명의 사람들 모두와 자신의 일상을 나누기엔 이모저모 껄끄러우니 친구들을 그룹핑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 Circles의 출발점일 것이다. 즉, 친구들 중 특정 Circle끼리만 Circle만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다는 푸념이다. 이것은 지금도 페이스북이 겪고 있는 이야기이고, 싸이월드도 겪은 내용이다. 그럼, 둘은 머리가 나빠서 Circles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그러다 망할 지경까지 갔을까?

물론, 크게 보아 "일촌"이나 "친구"에는 어떠한 분류가 필요한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칼로 무 자르듯 그렇게 칸막이들을 각각 만들어버리면 이러한 SNS 서비스에서 재미가 반감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SNS 서비스는 지인들에 대한 관음과 자신을 노출하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다. 지인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자신이 타인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뽐내고 싶은 마음이 이러한 서비스들에 몰두하는 큰 재미들 중 하나다. 지난 포스팅에도 이야기했지만, 결국 서로의 사진을 보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칸막이가 생기고 나면 자연스레 Circles 범위 이상의 사생활 노출은 괜히 서로 쑥스럽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볼 사진들이 줄어들면서 SNS의 재미도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Google처럼 덜컥 해결해버려서 모두가 꼭 행복해지는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Google Plus가 이러한 함정을 피해 결국 어떻게 자리잡을지, Facebook이 계속 못 본 척할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이 문제는 싸이월드가 넘지 못했던 벽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후에 찾아오는 딜레마이다. 여기에 더하여 Google은 Android를 갖고 있다는 큰 강점을 살려갈 것으로 보인다. Google Plus 서비스 구성내역 중, "Hangout"과 같은 화상채팅 서비스나 "Instant Upload" 같은 휴대폰 즉석 업로드 서비스들에서 그러한 Google의 힌트들이 엿보인다. MS가 누구를 위해 Skype을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Facebook은 모바일 단말과의 실제 연동 쪽으로 보강이 필요한 지금이다.

Facebook이든 Google이든 세계적인 고래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대한 진화를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셜커머스라며 자본으로 아도쳐서 돈놀이하는 데에만 벤처라고 포커스를 들이대기에 바쁜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은 "카카오톡"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진화기이다. 내 사견으로는 결국 Facebook이 모두를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 직장 상사가 갑자기 following 했을 때의 난처함은 잘 알고 있다. 당장은 이번 Circles에 다들 거품 물고 있지만 그렇다고 Google이 그 답을 만들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Google이 그간에 보여준 행보들 탓이리라. 어쩌면 Sheryl이 떠난 뒤부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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