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 Sun

짧은 쉼

정말이지 요즘 내가 넋 놓고 쉴 수 있는 틈은 일주일에 딱 이 한시간 이십분인 듯 싶다. 아, 이거저거 다 못해서 참 바쁘다. (내가 하고 있는게 아니라 이 폭염에 열심히 축구하고 있는것은 고서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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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Mon

영화 Warcraft -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1. 그간 남편의 와우를 싫어라하던 C가 보고오더니 재밌다고 강추하여 그래도 C 몰래 방패 좀 던져본(?) 나도 혼자 24시에 맥주 한 캔 차고 보고 왔다. 포스터에서 본 배우들도 잘 모르겠고 오크 취향도 아닌 터라 별 기대 안했는데 웬걸 신나서 보고 왔다. 그 흥분을 잊지 못해서 모처럼 와우를 켜서 1렙 마법사 캐릭터를 새로 만들지 않나 쪽팔려하던 그리핀을 다시 꺼내타질 않나 주책을 부렸다.

  2.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자면 반지의 제왕은 사실 몰래 가서 반지 버리고 오는 얘기다 보니 미션부터 뭔가 패시브하다. 갠달프만 혼자 옳고 강해서 그것도 싫었지. 다만 오랜 상상들을 어설프게라도 재현했다는 데에 우린 박수 쳐준거고 재미없는 호빗까지 다 봐줬다. 난 1편 이후로 별로 재미 없었는데도. 스타워즈는 포스가 깨어났다면서 고작 옛날 스토리를 한 번 더 끙끙 트는 것도 답답했는데 게다가 시리즈의 기본 설정은 왜 망가트리는지. 왕좌의 게임은 우선 너무 긴데다 똘똘이스머프처럼 말들만 많고, 주인공들이 자주 죽어서 감정이입이 어렵다. 그에 비하면 영화 와우는 배경 설명을 잘 안 해주는 덕분인지 대놓고 속 편한 이분법적 갈등구조이고 타격감이 쉴만하면 넘쳐나니 다른 장르 연작물들과도 붙어볼 만하다.

   anaham_capture.JPG    ★★★☆ 분명 "영화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지만... 충분히 와우할 만하다."

  1. 오직 해본 것도 기사요, 최근 연구 중인 캐릭터도 늑대인간 곰인 나도 영화 속 카드가의 마법 시전 장면들을 보고나서 처음으로 게임에서 마법사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볼 정도였으니 이 영화를 보고난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마법 장면의 쿨함일 것이다. 영화의 재미는 무턱대고 권할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결국 아서스 사가(2편이 스랄, 3편이 아서스?)에 모두 열광하게 될 것이므로 그때에 어차피 1편부터 정주행해야할 터, 미리 극장에서 봐두자.

  2. 영화의 캐릭터들은 다 엉뚱하고 엉성한데 카드가만이 매력을 뿜어낸다. 카드가는 21세기 영화와 코드가 맞는다. Geek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점점 더 Geek해져 간다. 미션임파서블 헌트를 거쳐 빅뱅이론 셀든의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레너드가 페니랑 연애하는 이야기에 공감하기보다 셀든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 우리는 Geek해지고 싶지만, 실제로는 Geek해지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아라곤이나 로서는 이제 정말 노인네같고 매킨토시 들고 왕따에도 강한 Geek들을 몰래 동경하고 있지 않냐 말이다. Geek이나 되어야 겨우 새 돈을 만들 수 있으니까.(한편으로 이에 대한 반동으로 로버트 드니로가 늙어서도 다시 팔리는 모양이다.)

  3. 이번 영화가 워크래프트 세계관 설정을 또 흔들었다고 오랜 팬들은 난리라고 하고 설명도 제대로 안해주는 등 분명 "영화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지만", 영화 워크래프트는 사전 지식이 필요없는 쿨한 영화다. 더구나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다. 가야할 길이 멀다.

  4. 광고말씀 : 같이 와우 하실 분 모십니다.

    • 어떻게 엘윈숲과 죽음의 폐광을, 처음 군마를 타던 순간을, 낙스라마스에서 쿠사리 먹고 물빵 얻어먹으며 다음 트라이 기다리던 긴장감을, 그리고 얼왕 가겠다고 파티만 2시간 모으던 나른함을 잊겠는가.

03/22, Tue

빅쇼트 - 그들은 로빈훗이 아니다.

  • 빅쇼트는 쿨한 편집과 세련된 음악 말고는 별로 재미 없는 이야기다. 남 돈 번 얘기 들어보면 다 그렇지. 특히 시장과 반대편에 서서 오래 인내하는 게임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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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쿨하지만 로빈훗이 아니다. 이 영화의 설명은 그리 정치적으로 옳지도 않다. 그래도 편집과 음악은 좋아.

  • 드럼까지 쳐대는 크리스천 베일 덕분에 끝까지 봤다. 여기서 또 굳이 CDO를 이해하려 들자면 적분을 강의만 듣고 잘 하려는 것과 같다. 수학을 잘하려면 적분의 원리를 궁금해할게 아니라 닥치고 적분 문제를 풀어야 했다. 그걸 몰라서 평생 수학을 못했다. 금융위기의 주범은 CDO 어쩌고 하는 설명충들, 대부분 책장사더라(여기선 마고로비가 판다니 백권쯤 사자.)
  • 그래서 영화처럼 숏은 정의일까? 전혀. 당시 숏은 극소수였을 것이고, 걔네들도 당연히 세계평화에 별 도움되지 않았다. 정의구현은 커녕 "Too Big To Fail"이 실제 참상이었다. 절대로 금융공학에 심판의 망치를 날릴 수가 없는 구조이다. 그게 바로 신용이고 그걸로 여기까지 왔다며?
  • 결국, 금융위기로 돈을 잃은 사람은 누구고 정말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 진짜 선수들은 애시당초 빅쇼트 같은 리스크도 지지 않고 비오나 눈오나 돈만 잘 번다. 빅쇼트의 주인공들은 금융가 변두리의 다소 괴상한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들을 로빈훗처럼 그리는 영화는 힘을 잃는다.

덧. 디카프리오는 울프오브월스트릿 같은 작품이 아니라 영화 내내 혼자 나와서 대사도 없이 끙끙거려서(레버넌트) 오스카 되었다니 안타깝다. 빅쇼트에 비하면 울프오브월스트릿이 세 배 쯤 낫다. 거긴 별 네개 주지, 암.

03/19, Sat

알파고 마무으리 - 계산

  1. 알파고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지 않는다.

    • 사람도 그렇게 두지 않는다.

    • 직관(Intuition)이라는 얼버무림으로 그간 덮어둔 영역을 계산으로 옮기는 작업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다.

  2. 알파고에게 가르친 것은 바둑 잘 두는 방법이 아니라 바둑이란 게임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 바둑을 보는 법을 통해 바둑을 잘 두는 방법은 스스로 계산하여 발견하였다. 바둑은 기계에 데이터를 input하기에 용이하고 그 양도 충분했기 때문에 바둑 AI가 이만큼 올 수 있었단 것도 놓치면 안된다.

    • 그래서 알파고 바둑은 해설이 안 되는 대목이 나온다.

이세돌, "알파고의 수법을 보면서 인간의 창의력, 그리고 그간 금과옥조처럼 들어왔던 바둑 격언에 의문이 생기긴 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던 것이 다 맞는 것인가?"

  1. 이미 현존하는 수준의 인공지능으로도 대체가능한 직무들이 충분히 많다. 아직은 사람이 더 비용이 싸게 들어서 다행이지, 자동화 비용은 계속 내려오고만 있다.

    • 대체 당신들이 얼마나 창의적인 일을 해서 먹고 산다고 다들 착각하고 있는걸까? 대부분 바둑도 아예 못 두면서(나도 못 둠, 특히 언제 끝내는건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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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를 의료에 쓸 수 있겠냐는 일본 기자 질문이 대단하다고 하는데, 이 사람 안 아파서 병원에 안 가봐서 이런 순진한 질문 하나 싶다. 대놓고 오진투성이다.

NHK 기자, "의학전문가들이 봤을 때는 이것이 오류고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사실상 알고 보면 그것이 더 주요한 효과가 있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혼란을 초래하지는 않을까요?"

  1. 우리가 하는 판단, 감정들도 대부분 계산의 결과이다.

    • "이기적 유전자" 이야기처럼 우리의 감정들이나 모든 생각들도 실은 유전자 잔존에 유리한 계산(혹은 저 오랜 프로그래밍)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 3.과 마찬가지로 대체 본인들의 감정이 얼마나 독특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결국 유물론적 사고로 가야하나요? 홍시는 달아서 맛있고, 곳간에서 인심나더라.

03/11, Fri

꼭 인공지능을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나를 비롯해서) 알파고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2/3는 바둑도 인공지능도 잘 모른다 - 블랙홀에 별 관심 없으면서도 인터스텔라에 다들 과학자가 되어 잠시 거품 물었듯이. 몬테카를로? 컴퓨팅 파워로 조만간 필요없어질 방법 아닌가.

바둑이 계산이 안 되는 게임인가? 계산을 하는 게임인가?
난 운전을 그간 왜 사람에게 맡겼는지 모르겠다는 구글의 말이 백 번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바둑 같은 게임, 놀이를 만드는게 사람이고, 바둑의 계산은 기계가 더 잘하는 게 이치 아닌가. 오히려 지금껏 그렇지 못한게 더 이상한거 아니야?!

인공지능 세상이 두렵다고? 늘 얘기하지만, 우리가 '음식 앞에서 V하는 사진' 말고 만드는게 뭐가 있을까. 그러니까 우리처럼 신통치 않은 계산질 말고 우아하게 밥벌이하는 분들은 몇이나 될까(근데, 소설을 기계가 쓴다는 구라는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서준이는 장차 뭐해서 먹고 살까.

N사의 검색처럼 "인공지능" 검색 결과를 똑똑한 편집자가 맞춤해 놓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또 블랙홀이 어제 발견된 것처럼 떠들겠지.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가 다 그렇지. 아, 이세돌은 멋지고, 바둑은 누가 잘하건 여전히 그럴싸한 취미이다.

그래, 나도 오늘 처음 인공지능을 만난 것처럼... (나를 못 속여서 내 글은 클릭 수가 안 나온다.)

(2015.5) Will Your Job Be Done By A Machine?

about KJLab, 고주현연구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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