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ly in 추천(from Club80s) Category

04/29, Thu

로봇 청소기

40만원 짜리 청소기가 요즘 흔한 딥러닝 하나 안 쓰고 청소를 너무 잘 해내는 것을 보면 우리가 하는 노동이 대체 얼마나 복잡하거나 창의적이라고 착각들을 하는지 반성하게 된다.

복잡해서 인수인계가 안된다는 일을 가끔 만났었는데 내 경험에 그건 본인이 과학적으로?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애써 휴리스틱 같은 포장을 덮어보기에도 서로 민망한 노릇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바둑을 지고 운전대도 뺏기게 될 것이다. 욕구 말고 ... 그래서 잘하는게 뭐에요?

고전게임 모던워페어를 돌리며도 느낀다. 이건 단순 사격 슈팅게임이 아니라 택틱 시뮬레이션이다. 프로그램은 테러진압 공략의 매뉴얼 - 문 열면서 총 덜 맞고 적을 제압할 확률이 높은 전술 기동 - 을 진행한다. 내가 707 요원처럼 상황에 맞는 접전 수칙을 안다면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테랑 캡틴 프라이스(극중 NPC)처럼 문을 열 때 두세명이 각각 어디에 서서 어떻게 겨낭하고 움직이며 체포 작전을 진행해야할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다음번 청소기엔 더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다. 나는 압도되었다. 아 강철부대가 아니라 로봇 청소기 말이다.

02/13, Sat

설 연휴 영화 3편

설 연휴 동안 영화 3편을 봤다.

테넷 - ★★★ 놀란께서 이번에는 좀 도를 넘은 것 같다. 이게 그래서 맞는건가? 큰 재미도 안 주면서 공부할 꺼리만 잔뜩 주고 갔네.
위플래시 - ★★★★ Not Quite My Tempo! 예체능은 너무 무자비한 영역, 뭐든 연주하고 싶어진다.
승리호 - ★★ 작가라면 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신 후에 뭘 창작하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영상은 촌스럽지 않았으니 승리 맞네.

08/22, Sat

월정액 구독형 모델에 대한 애정

세상 모든 것이 월정액 모델이다 -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잡지사도 월정액 모델이었고 지금 내 벌이도 월정액 서비스 회사 덕분일세.

[ 내가 지금 구독중인 월정액 서비스 현황 - 절실도순 ]

  1. Mobile
  2. Internet connection
  3. Youtube Premium!
  4. Apple Cloud
  5. NETFLIX (above : can't live without / below : opitional...)
  6. IPTV
  7. Melon
  8. Pocket-Fi
  9. Nintendo Switch Online
  10. Playstation Networks
  11. World of Warcraft

?. kindle unlimited
??. Apple Arcade

(수도/전기/가스는 일단 제외했다. 통신이 그 다음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이 필수 서비스인 것은 통신비 절감까지 가져오기 때문이다. 음악도 들을 수 있고 누구나 인정하는 지상최강 월정액이다. 애플클라우드 관련하여는, 나는 구글에 사진을 더 이상 주지 않기 때문에(이제 2년 되었나?) - 21세기 인류는 자기 밥먹는 사진 외에 정말 아무 것도 만들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쓸 데 없는 서양냄새'를 제공한다. 그것보단 뉴스/스포츠 실시간 제공이 가능한 IPTV가 실은 모두에게 더 요긴한 서비스일 것이라 생각한다. - 나는 스포츠 중계를 전혀 안 보기 때문에 IPTV가 더 필요 없는 지도 모르겠다. 뉴스? 제발 이제 좀 네이버뉴스도 끊었으면 좋겠는데... '버터내음' 많이 풍기는 애플뮤직도 들어봤는데, 그건 멜론보다 절실하진 않았고. 이제는 유튜브 뮤직이 선곡을 잘해준다. 멜론 플레이리스트 추천 구린거 위험한데 걔네 알고 있나 모르겠다? 우리집도 곧 멜론과 바이바이할 듯. 별 고상한 취향 없는 우린 노래 고르는 데도 사실 지쳤거든. 월정액에 대한 나의 사랑이 과하다보니 애플아케이드도 궁금해서 신청해봤는데, '기발하고 창의적이라는 양키냄새' 많이 나는 거 말고는 그냥 그랬다. 그래서 곧 끊을 것 같다.

요즘 최고의 고민은 킨들언리미티드로 둘거냐, 아니면 그냥 킨들에서 책을 보고싶은 거 가끔씩 살거냐인데... 킨들언리미티드를 접속할 때마다 가끔 외국서점이라도 잠깐 들르는 기분이 드는 탓에 끊기가 어렵네. 세계문학, 해리포터 전집 제공 외에 역시 별로 실속 없는데.

넷플릭스가 주단위 요금제를 내놓아서 이 바닥에 암묵적 룰을 깨나 했는데, 다행히 큰 반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달 월이 갖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지? 모두 다 만원 근처에 가격 형성하고 있는것은 왜일까. 나도 언젠가 멋진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그것이 잡지든 뭐든...

위에서 서양냄새, 버터내음, 양키냄새 이야기 했는데... 조공국민인 우리에게 내재된 오랜 사대하는 DNA탓일까. 먼 대양에서 넘어온 잉크냄새만 맡고 있어도 뭔가 훌륭한 사람, 세련된 인생이 된 것 같은 착각, 그런 착각을 나는 만원에 구매해보자는 것일까? 아, 전 그리 우아하지 않네요, 아쉽습니다. 그냥 장수막걸리나...

[21.3월 업데이트] NETFLIX가 Can't Live without으로 올라갔고, Nintendo, PSN이 들어왔으며, WoW를 스트레스 상황에서 결제한 부분이 들어갔다. Kindle은 볼 책들만 사서 보는게 맞는 것 같고, Pocket-Fi는 테더링으로 대체하며, Apple Arcade는 무료기간 3개월이 끝나면 해지해야겠다. 스타벅스 커피 안 사먹는다고 야금야금 결제하기엔 월정액은 늘 x 12개월분으로 생각해야하는데 호기심 핑계 대며 방심한다.

08/21, Fri

2020의 전어회를 오늘 '배달시켜' 먹었다. 이런 난리 속에도 한 해는 가고, 우리는 또 한 해 살아간다.

신입사원 때 매일 전어를 먹자고 나를 끌고다니던 송 과장님의 기억 덕분일까. 벌써 그 시간도 한참 지나갔네. 아빠는 왜 전어를 먹으려고 하냐 묻기에 한 해 중에 지금만 먹을 수 있어서라고 대답해주었다. 우리도 어딘가에 우리의 나이테를 갖고 있으니까.